[칼럼] 방역, 객관적 사고가 요구된다
[칼럼] 방역, 객관적 사고가 요구된다
사양관리 주관적 입장 이해돼
방역, 타인의 냉정한 평가 받아야
  • by 김오환

하나의 사안을 보는 안목이 주관적이냐, 객관적이냐 따라 결과는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 주관적이라 해서 모두 다르고 틀리고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것보다는 오류나 오판을 벌일 여지는 조금은 많고 높다. 주관적 판단이, 좋은 근거나 자료를 가지고 판단한다 할지라도 개인적 감정을 배제할 수 없어서 그렇다.

문제는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주관적 판단을 내리게 하는 그 시기다. 경력, 경륜이 미미하고 일천할 때는 주관적 판단을 내릴 수 없고 내리지도 못한다. 그런데 그 분야에서 ‘밥 먹었다’고 자부, 자만할 때 주관적 결정을 내기 시작한다. 작은 경험이나 지식이 눈 가리는 장애 물질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빗나가면 고개를 숙일텐데 한두번 맞다 보면 자신감이 충만해진다. 그것이 객관화를 멀게 하고 주관화를 고착화한다.

물론 주관적 입장이나 사고가 ‘나만의 노-하우’가 될 수 있다. 유용하게 활용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의지하면 약보다 ‘결정적’일 때 독이 된다. 일반적으로 주관적 견해가 많이 적용되는 분야는 기계화되고 다중이 참여하는 집단 산업보다 개인의 노력이나 소수의 의견 따라 성적이 달라지는 분야에서 나타난다. 1인 기업 또는 가족 중심의 기업에서 종종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서 양돈업도 예외는 아니다. 때때로, 가끔 양돈농가에게서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고 있다. 말하자면 농가들이 돼지 사양에 있어 객관적(교과서적) 사실을 중요하게 인식하면서도 주관적(참고서적) 경험이나 노-하우를 더 중시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지식은 돼지 생산성 등 사양관리에서 ‘비법’일 수 있다. 그러나 질병 컨트롤이나 특히 예방에 있어 ‘비법’이라고 감쌀 수는 없다. 질병 컨트롤이나 예방은 철저한 차단 방역만이 왕도(王道)이기 때문이다.

ASF가 5월 강원 영월에 이어 3개월만에 고성(강원)에서 발생했다. 농장이 휴전선과 설악산 인근이어서 멧돼지에 의한 감염으로 보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안타깝고 아쉽다. 또한 불만스럽다. 양돈업이 불명예스럽게 회자(膾炙) 돼서다.

앞서 말했듯이 방역에는 지름길이나 첩경이 없다. 차단 방역이란 정도만이 왕도다. 그런데도 스스로 위안하고 만족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할 때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하고 스스로 너그러워진다. 하지만 방역은 방심하면 무너진다. 그럼으로 방역만은 객관적인 판단과 기준을 인정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타인들에게 ‘잘됐다’고 평가받은 것이다. 타인의 지적을 수용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객관적인 것은 과학적이고 수학적이다. 그렇게 객관적 입장에서 농장의 방역을 평가받을 때 농장은 더욱 건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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