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확보 전쟁, 필드에 돼지가 없다
돼지 확보 전쟁, 필드에 돼지가 없다
6월 16곳 도축장서 전체 절반 작업
대형도축장간 물량 확보 경쟁 치열
향후 한돈 가격 안정에 '키'로 부상
  • by 김현구

최근 한돈 유통시장에서는 돼지 확보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는 최근 5년간 대형육가공업체 가 다수 출현한 영향으로, 이에 따른 한돈 유통시장도 급변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 등급 판정 도축장은 73개소로 이 중 일 평균 판정두수가 1천500두 이상인 도축장은 16개소로 집계, 국내 전체 작업물량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1년과 비교 이들 업체들의 점유율은 17.6%에서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올해는 이들 대형도축장들의 전체 대비 작업 물량이 더욱 늘어났다. 지난 6월 한달간 돼지 판정두수를 분석한 결과, 16곳의 도축장에서 도축‧판정된 돼지 두수는 전체(144만8천801두) 대비 48.7%(70만5천682두)로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일부 중소규모 육가공업체들은 한돈 판매량 감소에 따라 주중 휴무를 시행, 작업 물량을 감축했음에도 대형육가공업체들은 돼지 작업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이 최근 10년간 일 평균 1천500두 규모의 도축장이 10여 곳 출현하면서 돼지 유통 시장이 급변화하고 있다. 특히 대형도축장은 육가공과 연계, 도축 및 육가공시설을 겸비한 대규모 패커 시설로 들어서면서 도축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돼지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돼지출하가 줄어드는 시점에서 돼지 확보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지난 6월 출하물량이 지난해보다 늘었음에도 불구 ‘필드에 돼지가 없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대형육가공업체들의 돼지 확보 전쟁에 따른 이유로 풀이된다.

최근 대형 도축장 중심의 육가공업체 출현이 한돈 가격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한돈 수요가 주춤했음에도 대형 육가공업체들이 작업물량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도매시장 출하물량은 감소, 4월 이후 돈가 상승 및 5~6월 돈가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반대로 하반기 이후 한돈 출하물량이 급증하고, 다시 수입 돈육이 늘어나는 시점에서 대형육가공업체들의 작업 물량 감축이 한돈 가격 하락을 불러올 수 도 있다. 최근의 대형유통업체 출현이 한돈 가격을 가늠하는 키(key)가 되고 있어 한돈산업에서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며, 한돈 유통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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