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적 성장서 질적 성장으로 가자
[칼럼] 양적 성장서 질적 성장으로 가자
양돈업 경쟁력 충분히 입증된 산업
정부 적극 지원과 농가 노력 필요
  • by 김오환

작은 고추가 맵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등치가 있어야 든든하다. 사람도 키가 크고 몸집도 있으면 덤비기가 그렇고 깔볼 수 없다. 허우대가 멀쩡하면서 싱겁기도 한 경우도 있지만 극히 드물다. 사람만 그런가. 국가도 땅덩어리가 크면 이웃 나라가 넘볼 수 없다. 러시아나 중국이 이웃 나라 침략을 받았지만 망하지 않은 걸 보면 이해가 간다. 바둑에서도 대마불사(大馬不死)라 하지 않았던가.

기업도 마찬가지다. 큰(대)기업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고용된 직원, 지역과 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문제가 있더라도 부도처리 하지 않는다. IMF때 많은 대기업이 사라진 것은 특수한 경우였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산업은 좀 다른 것 같다. 시대적 상황과 요구에 따라 부침이 있다. 예를 들면 농업의 경우 잠사업이 최고를 이룬 적이 있었다. 60년대말 70년대초 농가마다 누에치기를 키웠지만 양질의 섬유가 개발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사람이나 국가나 기업이나 양적인 번영과 성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따라 그것은 질적인 변화의 토대가 될 수 있다. 몸집 좋은 사람은 지속적인 몸 관리로 체력과 체격을 뽐내게 할 수 있고, 국가는 선진국가의 기틀을 잡을 수 있고, 기업은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노력과 연구, 투자가 뒤따라야 가능하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오늘날 농가당 돼지 두수나 매출 규모는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이다. 사장님으로 불려도 어색하지 않은 경영체다. 이런 양적 기반을 어떻게 질적으로 성장하느냐에 따라 개별 농장이나 한국의 양돈업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나아가 그것에 양돈업 미래가 달려 있다 해도 지나친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양돈업은 최대 경쟁 부위인 삼겹살 수입 무관세와 수입산 쇠고기 파상 공세에도 굳건히 버티며 이겨냈다. 구제역 ASF 등 악병도 극복해왔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농업 가운데 1등 산업으로 성장했다. 말하자면 경쟁력이 충분히 있는 산업이라는 점이다. 다만 최근 배양육 등 ‘가짜 고기’가 신경 쓰이긴 하지만 국내외 축산업계의 노력과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국내 양돈업의 내적 요인 해결이다. 냄새 등 환경과 인력 수급, 농장 방역이 최대 현안이다. 이는 농장 스스로 풀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사안이다. 정부는 양돈업의 경쟁력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양돈업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꿨으면 한다. 아울러 양돈농장은 고품질 한돈 생산에 주력하고 자조금 등 생산자 단체는 소비홍보에 매진했으면 한다. 이럴 경우 양적으로 성장한 한국 양돈업은 질적 변화의 디딤돌을 통해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