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돈, 태평함에 불안함이 보인다
[칼럼] 양돈, 태평함에 불안함이 보인다
배양육 등 ‘가짜 육류’ 등장 찜찜해
축산업 사랑과 관심으로 극복했으면
  • by 김오환

요즘 양돈 상황을 보면 태평하다. 걱정이 없다. 몇 해전만해도 돼지 값이 좋으면 생산성이 좋지 않았는데 몇 달 사이, 돼지 값도 괜찮고 돼지 성적(MSY)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품질(1등급 이상)까지 향상되고 있어 금상첨화다. 돈육 수입도 미국 유럽 등 수출국 돈가도 계속 오르고 있어 공급 측면에서 한돈에게는 유리하다. 다만, 세계 곡물값 상승으로 사료 값이 부담되지만 크게 오를 것 같지 않아 다행이다.

외부적 환경, 양돈의 겉모습을 볼 때 그렇다는 말이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냄새 등 민원이나 추가 방역시설 설치, 농장 인력 수급(인건비)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태평하다 함은 내적 요인은 농가의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어서고, 외적 상황은 농가가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아서다. 외적 상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각 요인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착착 돌아가야 외적 악재(惡材) 극복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산업이나 사업의 안정적 발전 또는 성공 여부는 외적 조건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외적 환경이 양돈업에 영향을 주고 있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수년 내 외적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그 ‘변화’는 피할 수 없다. 육류 ‘소비’가 그렇다. 사료를 먹고 생산된 육류가 아니라 고기 ‘흉내’를 낸 가공육 등장이다. 알다시피 ‘배양육’과 ‘식물성 육류 대체품’이다. 지금이야 시장 점유율이 미미,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지만 세월이 갈수록 점유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전문가들은 그렇게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가장 보수적인 농축산업에 ‘경쟁자’가 왔다는 점이다. 그동안 먹거리 경쟁자로 후추 등 향미제와 일부 식품첨가물(인공)이었지만 먹거리의 주(主)가 아니라 부(副)의 부(副)였다. 그러던 것이 먹거리 주(主)인 육류에 ‘진짜 같은 가짜’가 도전장을 던졌다.

역사적 사실을 보면 오래된 회사는 있지만 오래된 ‘산업’은 없다. 교통을 보자. 예전에는 말(馬)이 교통 수단이었다. 지금은 자동차와 비행기를 이용하고 있다. 의류 역시 베나 무명옷을 입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재료로 생활하고 있다. 주거 또한 그렇다. 초가 기와집에서 아파트로 바뀌고 있다. 이밖에도 수없이 많은 산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대처하고 있다. 그런데 인간 삶의 최대 보루라 할 수 있는 ‘먹거리’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런 도전에 필자가 ‘이렇게 대응하자’고 대안을 내놓을 능력도 없고 입장도 아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말인데 사료를 먹고 생산된 ‘육류’에 ‘의미’를 부여하고, 축산업의 지속과 발전에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의미 있고 없고는 천양지차다. 의미는 사랑과 관심이다. 축산업에 사랑과 관심을 쏟으면서 ‘가짜 육류’의 도전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결실을 찾아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칼럼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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