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돈, 양적 성장이냐 질적 성장이냐
[칼럼] 한돈, 양적 성장이냐 질적 성장이냐
수년간 한돈 품질 개선되지 않아
소비자 우선 시대에 '불안불안'
  • by 김오환

생산성 제고 방안은 두 가지가 있다. 양적 성장이냐, 질적 생산성이냐. 성장하는 관점에서 볼 때 둘 다 좋다. 양적으로 향상되면서 질적인 측면까지 개선된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양수겸장은 쉽지 않다. 굳이 선택하라면 판단이 서지 않는다. 장단점이 있어서다. 그래도 택하라면 질적인 쪽에 비중을 두겠다. (품)질이 괜찮으면 더욱 성장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 양돈업은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두수도 그렇고, MSY 등 생산성 관점에서도 개선됐다. 물론 더 발전해야 한다. 반면, 질적인 면은 답보 내지 정체다. 수년간 1등급 이상 출현률이 65~66%대 머물고 있고, 특히 2등급은 30~31%대에서 개선되지 않고 있다. 말하자면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한돈 30%는 체중과 등지방 두께 등 1등급 규격에서 벗어난 한돈인 것이다.

문제는 경제적 손실은 물론 돼지고기 소비자들로부터 한돈이 서서히 외면받고 있다는 심각성이다. 경제적 피해를 보면 지난해 기준 1등급 이상과 2등급 가격 차는 두당 583원으로 상당한 금액이다. 이를 연간 출하 두수에다 돈으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을 놓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로부터 한돈이 멀어지고 있다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이것이 더 큰 문제다. 코로나로 돈육 수입이 줄고 있음에도 삼겹살 수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점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한돈 품질 제고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다. 암수 분리 사육해야 한다. 거세당한 수컷과 암컷의 성장 과정은 다르고 사료도 달라야 한다. 그런데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사료를 급여한다면 암수 가운데 한쪽은 피해를 보게끔 돼 있다. 암수를 분리, 키운다면 생산성뿐만 아니라 품질도 개선될 것이다. 동시에 사양단계별 사료급여를 준수하고, 반드시 후기사료 급여와 출하 전 절식을 잊어서는 안 된다. 

등급별 정산을 선호하는 것이다. 현재처럼 지육률 중심의 정산방법은 품질을 개선하기란 요원하다. 농장의 돼지 등급을 모르는데 어떻게 개선할 수 있겠는가. 등급을 안다면 스스로 등급 제고 방안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육률을 고집하려면 육가공업체로부터 등급을 알아내, 사양관리에 있어 부족한 사항을 개선토록 해야 할 것이다. 한돈 유통 및 판매기업 역할도 중요하다. 한돈의 등급별 판매가 정착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겠지만 브랜드 한돈만이라도 등급별 판매를 실시했으면 한다.

소비자 우선 시대다. 갈수록 그 강도는 셀 것이다. 소비자에게 외면받으면 성장할 수 없는 세상이다. 잘못하면 한번에 훅~ 간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한돈의 양적인 발전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개선에 많은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농가들의 발상의 전환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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