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농장마다 2등급 출현 1마리씩 줄이자
[칼럼] 농장마다 2등급 출현 1마리씩 줄이자
수년동안 30%대에서 변동 없어
한국 양돈업에 큰 변화 가져올 것
  • by 김오환

진(進)이란 한자를 파자하면 재밌다. 새추(추)에 쉬엄쉬엄갈 착(辶)의 합자이다. 새도 꼬리가 긴 새(鳥)가 아니라 꼬리가 짧은 새(추)가 깡충깡충 달리는 상형을 넣어 진(進)자를 지었다. 큰 새가 껑충껑충 뛰는 게 아니라 참새나 맵새 등 작은 새의 달리는 모습을 본 떠 진(進)을 명명했다 하니 성현들의 가르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앞으로 나간다는 의미를 지닌 진(進)자와 관련된 단어를 보면 희망적이다. 전진(前進) 진화(進化) 진급(進級) 진보(進步)~등 부지기수다. 진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아이디어나 창의력으로 나아가는 것이 있는가 하면, 노력과 성실, 근면으로 승부해서 발전하는 것이 있다. 전자의 경우 참신하고 세련되고 현대적이고 덜 육체적인 노동으로 나간 것이라면, 후자는 힘들지라도 하나하나씩 개선하고 해결하면서 나가는 형이다. 둘다 전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면에서 존경하고 공감하지만 굳이 택하라 한다면 후자를 택하고 싶다. 삼빡한 아이디어로 한번의 기회를 잡은 것과 한발 한발 노력해서 얻은 기회와는 하늘과 땅 차이나기 때문에 후자가 소중하다.

진(進)은 노력형이고 저절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새가 깡충깡충 뛰어서 앞으로 갈 수 있듯이 노력해야만 앞으로 갈 수 있다. 노력하지 않으면 앞으로 갈 수 없다. 노력은 한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개미가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듯, 거북이가 토끼와의 경주에서 쉬지 않고 달리는 모습이다. 그런 노력 속에 하나하나 이뤄지는 것이 진(進)이 아닌가 한다.

진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노력한 만큼 결실이 있다. 결실의 크고 작음을 떠나, 그것은 긍정적이고 발전적이고 희망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반대로 앞으로 나가지(노력하지) 않으면 결실은커녕 발전의 실마리조차 잡을 수 없다. 진은 자신감을 준다. 전진하면서 얻은 성과는 일에 대한 자신감을 주고 자긍심, 자존심을 높여준다. 또한 진은 도전이다. 미지에 대한 궁금증의 도발이요, 개척정신이요, 탐구다. 진은 행복함을 준다. 결실 여부를 떠나 노력했다는 점에서 그렇고, 성과가 있을 경우 뿌듯함과 행복함을 만끽하게 한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농장의 생산성이 제고됐다는 통계가 제시되고 있다. MSY가 그렇고 출하일령이 그렇다. 성장한 수치를 보면 내놓고 자랑하긴 쑥스럽지만 농장 성적이 한발한발 높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특히 상위 10% 농가는 양돈선진국 농가와 견줘도 뒤지지 않은 수준이어서 양돈인 한사람으로 반갑고 일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양돈인들이 진(進)해야 할 길은 많고 멀다. 한돈 품질 분야다. 수년 동안 1등급 이상이 66% 내외에 머물고 있고, 2등급 비율도 30%대에서 변동이 없다. 걱정이고 염려되는 사안이다. 그래서 말인데 농장마다 2등급 1마리씩 줄이기에 진(進)한다면 품질 향상은 물론 한국 양돈업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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