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장은 변화무쌍한 곳이다
[칼럼] 시장은 변화무쌍한 곳이다
바람보다 먼저 눕고 먼저 일어나
한돈, 덜 복잡 노력하면 대처 가능
  • by 김오환

시장(市場)은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가.’ 시장은 한가한 농촌에 있지 않고 바쁘고 활기차고 번잡스럽고 이익을 좇는 도시 한 가운데에 있다. 시장은 또 혈연이나 지연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타인과 타인, 수익 보는 자와 손해 보는 자 등 철저한 이익 중심 속에 있다. 세상이 세계화되면서 시장은, 기후에 의존하기보다는 정보로 시시각각 움직이고 있다. 평상심보다 긴장감이 숨 쉬고 생동감, 활력이 넘치는 장소다.

그러면서 시장은 수많은 정보 속에 톱니바퀴처럼 정확하고 정밀하게 움직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수시로 틀어지기도 하면서 예측이 불가한 곳이다. 시장을 내다본다는 것은 자본주의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첩경이기 때문에 하루도 점칠 수 없다. 변화무쌍한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공간이 시장인 것이다.

최근 갑자기 오른 한돈 값을 보면서 떠오는 시장에 대한 소회다. 돼지 관련 신문을 제작하는 입장에서 돼지 값은 매우 중요하고 최고 최대 관심사다. 돈가가 좋아야 만사가 순조롭고 편안해서다. 사실, 금년 1분기 한돈농가는 적자였다. 돈가가 낮게 형성된데다 사료비 등 생산비가 올라 그랬다. 이런 분위기에서 요즘 돼지 값 상승은 가뭄에 단비다.

그렇다면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다. 출하 두수와는 큰 차이가 없다. 작년과 비슷하다. 하지만 공급량은 줄었다. 돈육 수입이 감소해서다. 또 하나는 고민거리였던 뒷다리 재고량이 줄고 있다. 뜻밖의 희소식은 세계 돈가의 강세다. 미국의 경우 두수 감소와 중국의 ASF 불확실성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은 작년 수준은 아니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급식 등으로 지난해보다는 소비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걱정이 없으나 시장은 그러지 않아 공부하고 끊임없이 들여다봐야 한다.

참으로 시장은 난해한 장소다. 주식시장을 보자. 어떻게 어떻게 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십중팔구 손해보고 손을 턴다. 주식시장의 경우 얼마나 많은 정보가 있는가. 신문, TV도 많고, 전문가도 넘쳐나고, 유트뷰도 얼마나 많은가. 그런 만큼 정보도 많고 오보도 많다. 변수 역시 많다. 천당과 지옥을 수없이 왔다 갔다 한다.

그런 반면 한돈 시장은 어떤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출하(예정) 두수와 돈육 수입량, 소비 분위기 등 사회문화경제적 요인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맞춰 출하일을 맞춘다면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급작스런 상황 변동에 대한 대처 능력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에서 유명한 말이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시장도 그렇다. 끝이 없다. 한돈은 출하하고 통장에 입금돼야 끝난다. 하지만 농장에 출하될 돼지는 항상 대기 중이란 사실을 유념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