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돈타임스 1000호는 한국 양돈업 역사였다
[칼럼] 양돈타임스 1000호는 한국 양돈업 역사였다
경쟁력 이바지가 양타 발행 목적
역사 기록하는 자세로 농장 경영을
  • by 김오환

양돈타임스 1000호 제작에 감회가 새롭다. 햇수로 계산하니까 21년이 조금 안된다. 지난 일을 되돌아보면 감회가 새롭지 않은 것이 없지만, 신문 만드는 일이 평생 직업이라 그런지 이번 1천호 제작은 각별한 느낌이다. 양돈타임스(이하 양타) 창간을 준비했던 마음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IMF 이후 호구지책으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양타를 제작하는 목적을 모색해봤다. 양타 발행이 먹고 사는 일이라 하더라도 의미를 찾아 부여하고 싶었다.

알다시피 양돈업은 국내 농축산업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데다, 수출(일본)한 경험이 있는 산업이어서 다시 도약하는데 일조하기로 마음먹었다. 거기에 양타의 발행 당위성을 부여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았다. 그래서 양돈이란 산업의 소소한 이야기(Story)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의 발전 및 변천 과정의 역사(History)를 기록해보자고 큰 뜻을 품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창간호는 특집기사로 채울 수 있었는데 2호 만들 때 양돈 기사가 부족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지면을 줄일 수도 없었고 마감 시간은 닥쳐오는데 초조하고 난감했다. 광고도 많지 않았다. 앞이 캄캄했다. 2호 제작을 미룰 생각도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여기서 주춤하면 양돈타임스 창간 정신과 창간하려고 했던 필자의 각오(역사 기록)는 부도수표나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2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 뒤엔 거침없이 달렸고 매주 쉬지 않고 매년 48회 양타를 만들었다. 되돌아보면 독자님들의 성원과 격려, 지도편달 덕분이었다.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필자의 개인 이야기가 길어졌다. 그런 속에서 ‘역사’를 말하기 위함이다. 만물에 역사가 없는 것은 없다. 모든 것에 역사가 있다. 역사는 기록이다. 역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기처럼 하루하루 써나가 세월이 지나면 역사가 된다. 중요한 것은 역사는, 사안에 대해 ‘결과’가 있어야 한다. 그런 점이 일기와 다르다. 말하자면 평범하지 않고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독자께서도 양돈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직간접적으로 양돈에 참여한 세월은 최소 2~30년은 넘을 것 같다. 그걸 보면 독자의 양돈도 삶이면서 인생이었고 역사였다. 그런 것이 없었다면 오늘날 독자의 양돈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독자의 양돈 역시 필자의 양타처럼 각자의 농장의 역사를 기록하면서 달려왔고, 앞으로 더 달릴 것이다.

필자와 독자는 양돈이란 역사를 짊어졌다. 운명이고 숙명처럼 느껴진다.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보다 발전이요 진보다. 석기 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없어서가 아니듯이, 돼지가 있다 해도 경쟁력이 없다면 한국 양돈업은 끝날 수 있다. 필자는 역사를 만들어가는 정신으로 양타를 만들고, 독자는 농장을 가꾼다면 한국 양돈업은 무궁할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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