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돈 스트레스 이기는 법
[칼럼] 양돈 스트레스 이기는 법
돈가•사료값•방역 등으로 골머리
현실 인정하고 긍정 마인드로 경영을
  • by 김오환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코로나로 우울증이 늘면서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신경정신과를 찾은 사람이 과거보다 많다는 기사를 보면 사회 전반의 징후가 예사롭지 않다. 1년 넘게 가고 싶은데 가지 못하지, 하고 싶은 일 하지 못하지, 자유롭게 만나지 못하지, 돈은 돈대로 못 벌지~ 탈이 안 나는 게 정상이 아니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많은 사람이 속으로 상처 입으며 곪고 있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생활에 활력을 줄지언정 스트레스는 반갑지 않다. 만병의 근원이라 하지 않은가. 스트레스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위장 질환 등을 초래하고 심지어는 자살까지 일으킨단다. 그렇게 위험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해도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받을 수밖에 없다. 학생은 학생으로서, 주부는 주부로서, 직장인은 직장인으로서, 개인 사업가는 사업가로서 각각 받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스트레스 강도(强度)다.

인터넷에서 소개하고 있는 스트레스 극복 방법을 보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한다. 특히 ‘사안’이나 ‘업무’를 자기 능력으로 할 수 있냐, 없느냐를 명확하게 구분 대처한다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할 수 없는 일을 속으로 끙끙거리지 말고 훅 떨어버리라는 것이다. 물론 힘들고 어려운 일을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해결한다면 그 스트레스는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 기능을 할 것이다. 이밖에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운동과 취미 활동 찾기, 명상 등이 스트레스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양돈농가들도 코로나 블루가 만만치 않고, 스트레스를 적지 않게 받고 있다. 지난해보다 올해 심한 것 같다. 작년은 사료값 인상 이야기도 없었고, 돈육 수입도 줄어 수익면에서 그런대로 선방했는데 금년 상황은 다르다. 사료값 올린다는 말 심심치 않게 나오지, 생각만큼 돼지값 오르지 않지, 추가 방역 시설 갖추라는 당국 지시 잇따르지, ASF 발생하면 어떻게 한다 하지, 퇴비 검사 강화하지~ 농가 입장에선 정신 차릴 수 없다. 좋은 말도 몇번 들으면 듣기 싫은데 수익과 무관한 말을 수시로 접하니 편할 수 없다.

양돈 관련, 스트레스는 항상 옆에 있었다. 단지 얼굴을 달리 했을 뿐이다. 어느 해는 질병이, 어느 해는 돈가가, 어느 해는 농장 생산성이, 어느 해는 높은 사료값이 속을 썩였다. 그걸 무서워하고 도망갔다면 오늘의 위치는 없었을 것이다. 마침내 이겨냈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되돌아보면 올해의 양돈 난국도 무난히 넘길 것이다. 아마도 거창한 계획이나 뛰어난 경영 능력을 통해 스트레스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농장을 방문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잊었을 것이다. 건투를 빕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