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한국형 다산성 종돈 출시 멀지 않았어요"
[농장탐방] "한국형 다산성 종돈 출시 멀지 않았어요"
GGP‧GP서 수년간 전문성 키워
선진한마을 통해 개인농장 첫발
농장 설계부터 방역에 중점 시공

초기 다산 모돈 도입, 성공적 운영
종돈 선발율 76%, 클레임 1% 불과
“종돈 생산 사명감으로, 자부심 느껴”

전남 진도 '진 피그팜'
  • by 양돈타임스
오대혁(사진 왼쪽) 대표와 김재희(사진 오른쪽) 지역부장은 한국형 종돈 개량을 위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상생 협력하고 있다.
오대혁(사진 왼쪽) 대표와 김재희(사진 오른쪽) 지역부장은 한국형 종돈 개량을 위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상생 협력하고 있다.

현재 양돈농가의 경우 영세한 곳이 많아 해외 종돈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다. 아직은 종돈 로열티 비용이 농업 분야에 비해 크진 않지만, 점차 육식 위주의 식습관 변화로 육류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에 지급해야 할 로열티 금액 상승이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형 종돈에 대한 개량과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종돈 개량은 긴 시간이 필요한 영역으로 종사자의 사명감과 꾸준함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한국형 종돈 개발의 책임감과 기본을 지키는 관리로 대한민국 양돈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농장을 찾아보고자 한다. 축산식품전문기업 선진(총괄사장 이범권)의 유전자 사업을 담당하는 유전자SU의 파트너 진피그팜(대표 오대혁)이 그 주인공이다.

전남 진도에서 모돈 700두 규모의 GP농장 진피그팜을 운영 중인 오대혁 대표는 국내 대규모 종돈 회사에서 GGP/GP 담당자로 근무한 16년 경력의 종돈 전문가다. 오 대표는 충남 홍성에서 양돈장을 운영하였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전문 양돈인의 길을 걸었다. 축산을 전공하며 2000년도 졸업 후 지금까지 20년이라는 시간을 양돈업에만 종사한 전문가이다. 임대농장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형태의 농장을 경험하며 직접 자신의 농장을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착실히 키워갔다. 그리고 그러한 꿈을 실현한 곳이 바로 지금의 진피그팜이다. 3년간의 준비 끝에 2018년도 선진한마을과의 계약을 진행하고 그해 9월 순종돈을 첫 입식 하였고 현재까지도 동행을 이어오고 있다.

대규모 사육단지가 조성된 홍성지역에서 농장을 운영하던 오 대표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만연하는 질병이었다. 평소 동물을 좋아했던 마음이 컸던 탓에 질병으로 인한 피해는 오 대표에게 큰 심적인 부담과 피로감으로 쌓여갔다. 그러던 중 2011년 평소 청정지역으로 관심이 높았던 전남 해남에서 D사의 다산성 고위생 돈군 도입이 진행되었고 그 기회를 통해 GGP농장(모돈 650두 규모)의 부지매입에서부터 운영까지 전반적인 총괄 업무를 진행했다. 그 후 전남 진도에 추가로 GP농장의 신규농장의 운영 총괄까지 진행하며 종돈의 전문성을 쌓아갔다. 그러한 전문성은 현재 자신의 농장인 진피그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 대표가 종돈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했던 이유는 양돈업 종사하며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양돈의 모든 사육단계가 다 중요하지만, 양돈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분야가 종돈이라 생각했다. 오대혁 대표에게 그 선택은 자부심으로 남아있다.

진 피그팜에 대한 운영 계획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바로 방역이었다. 토지 매입을 시작할 때부터 질병을 차단할 수 있는 지리적 환경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였다. 반경 8km 내 농장이 없는 차단방역에 가장 유리한 위치로 농장 부지를 선정하였다. 여타 다른 농장이 부지와 인허가 등에 따라 농장 형태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으나 오 대표는 처음부터 GP 농장 맞춤 계획을 세워 진행하였다. 즉 철저한 계획에 의하여 설계된 농장이 바로 진피그팜이고 종돈장이라는 특수성을 최대한 반영한 농장이라 할 수 있다.

농장 설계부터 방역에 중점을 두어 외부에서 들어온 차량은 농장에 들어올 수 없게 하였다. 사료의 경우도 외부에 환적장을 만들어 내부 운송을 진행하여 농장과 접촉이 불가하다. 종돈 출하 시에도 외부 출하대를 설치하여 내부직원과 출하기사와의 접촉을 막고 출하대로 나간 돼지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구조이다. 도태돈 역시 1km가 떨어진 별도 공간을 활용하여 출하하고 사용된 차량은 소독 후 2주간 사용이 금지된다. 액비와 퇴비 역시 별도 반출구를 활용하여 처리 중이다.

방역 관리의 기본은 외부와의 접점을 최소화한 것으로 설계를 진행하며 이 부분을 가장 크게 신경 썼다. 사람과 물품 등의 접촉‧이동도 철저한 내부 규정을 두고 작업자가 모두 지키고 있다. 이러한 철저함을 바탕으로 현재의 진피그팜은 물론이며, 기존에 진행했던 다른 GGP/GP농장도 현재까지 질병 없이 운영 중이다. 이러한 방역 운영이 가능한 것은 오 대표가 만든 시스템으로 관리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농장 운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측하고 누가 관리를 하여도 문제가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 강조한다.

오 대표가 이야기하는 농장 관리의 포인트는 바로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2010년에 프랑스로부터 다산성 모돈을 처음 도입할 때 현지 전문가에게 들었던 관리 포인트에 많은 것을 느꼈다. 관리가이드가 너무나 간결했기 했었고, 기본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 관리의 핵심 포인트였다. 그래서 농장 관리는 초심자가 더욱 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경력이 쌓이면 자신의 방식을 만들고 적용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기에 그러한 부분을 경계하고 초심을 지키는 것이 농장 관리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장의 관리 운영은 오대혁 대표의 시스템 아래 농장장이 총괄 운영 중이다.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여 자율적인 성장을 위한 결정이다. 순환 보직을 통하여 양돈장 운영의 전반적인 전문성을 키우고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서로 만족할 수 있는 환경으로 운영 중이다.

전라남도 진도에 위치한 '진 피그팜' 전경
전라남도 진도에 위치한 '진 피그팜' 전경

진피그팜은 오 대표가 국내에 다산성 모돈을 처음 도입하며 쌓은 많은 노하우가 많은 부분 반영되어 개선된 농장이다. 종돈 출하 후 발생하는 클레임 등을 토대로 적절한 피드백을 통하여 문제점을 개선하고 있다. 다산성 모돈의 지제가 약한 경우가 많았던 부분도 연구 끝에 자돈사 환경 개선으로 상당 부분 해결했다. 모돈 관리에 있어서는 체형 관리를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다. 한 산차에서 5회 등지방 체크를 진행하고 현황판 관리까지 진행 중이다. 대부분 등지방 수치를 결과 지표로 삼는 경우가 많으나 관리 지표로 운영하고 있다. 관능평가가 아닌 등지방이라는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체형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총 산자수를 높이기 위하여 교배 적기를 철저히 관리하여 계획 교배를 실현하고 있다. 유전개량으로 총 산수를 1두 늘리기 위해서는 약 10년이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노력으로 1두라도 더 늘릴 수 있게 노력 중이다. 센터 수준의 자체 AI 설비를 운영하여 즉각적인 교배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관리를 통하여 2020년 기준 선발율은 76.22% 수준으로 운영 중이며 종돈 클레임도 1.05%로 좋은 성적을 만들고 있다.

진피그팜은 오대혁 대표에게 큰 의미가 있는 농장이다. 자신의 철학과 양돈에 대한 자세가 오롯이 반영된 농장으로 첫번째 목표를 이룬 곳이기 때문이다. 오대혁 대표는 “솔직히 다른 형태보다 GP농장의 경우 운영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지만,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먹거리 생산의 첫 출발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가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종돈사업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오 대표는 진피그팜도 하나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 돼지에게 씨앗이라 할 수 있는 종돈을 만드는 농장이기도 하지만,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이 진피그팜에서 성장하여 새로운 양돈장으로 독립하기를 바라고 있다. 미래에 더 많은 다른 진피그팜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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