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양돈전망] FTA 폐업 여파에 돼지 두수 더 줄 듯
[2021 양돈전망] FTA 폐업 여파에 돼지 두수 더 줄 듯
작년 생산 최고에도 돈육 공급 줄어
코로나‧지원금 계기 가정 소비 증가
재고, 삼겹 급감 후지 급증…불균형
평균 돈가 올랐지만 구이용만 상승

弱환율에 수입 34만~36만톤으로 ↑
올 출하 3.3~4.4% ↓…모돈 준 탓
코로나로 돼지 값 예상치 밑돌 수도
생산비 평균 이상 농가 적자 우려
향후 10년 외산 점유율 계속 늘 것
  • by 임정은

올해 돼지 사육 및 출하두수 감소로 한돈시세는 지난해보다 다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비육돈 평균 생산비를 웃도는 1천두 미만 양돈장은 적자 경영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20일 농촌경제연구원은 온라인을 통해 ‘농업전망 2021’ 행사를 열고 돼지 부문의 올해, 그리고 중장기(~2030년) 전망을 발표했다. 이 내용을 정리, 소개한다.

■2020년 한돈산업 개황=19년 9월 발생한 ASF의 영향으로 15년 이후 유지돼 온 돼지 사육두수 증가세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기준 돼지 사육두수는 1천137만마리로 전년 동월 대비 3% 줄었으며 모돈은 101만마리로 5% 줄었다. 모돈 감소에도 지난해 도축두수는 비육돈 생산성 향상(MSY 19년 18두→20년 18.5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1천832만마리를 기록했으며 돼지고기 생산량 역시 19년보다 2.8% 증가한 99만6천톤으로 추정된다. 반면 수입량은 중국의 수입 수요 증가와 국내 재고 증가 등으로 19년보다 26.3% 준 31만톤을 기록했다.

이처럼 지난해 한돈 생산 증가에도 수입이 줄면서 총 돼지고기 공급량은 전년 대비 2.8% 준 149만톤이었으며 이에 따라 1인당 소비 가능양은 19년 26.8㎏보다 0.2㎏ 적은 26.6㎏으로 추정된다. 또 돼지고기 자급률은 한돈 공급 비중 확대로 19년보다 3.1%P 상승한 75.1%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돼지고기 재고(한돈+수입)는 10월말 기준 전년 대비 0.9% 증가한 13.2천톤을 기록했는데 이 중 한돈 재고(6만9천톤)는 33.3% 늘고 수입산(6만3천톤)은 20.3% 감소했다. 특히 한돈은 코로나로 외식 및 급식 소비가 급감한 탓에 후지 재고가 2배 이상 급증한 반면 가정 소비가 많았던 삼겹, 목심 등 구이류는 43.6% 감소하며 부위별로 극심한 불균형을 보였다.

■돼지 값 동향=지난해 돼지 도매가격은 생산량 증가에도 가정 내 소비 증가로 전년(3천779원) 대비 10.7% 오른 4천185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돈 재고와 마찬가지로 도매 가격도 부위별로 희비가 갈렸다. 즉 삼겹살과 목심은 ㎏당 각각 1만5천668원, 1만3천519원으로 전년 대비 13.7%, 12.5% 상승한 반면 뒷다리살은 3천88원으로 7.3% 하락했다. 코로나로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하면서 주로 구이용 부위에 소비가 몰린 탓이다.

실제 지난해 소비자들의 돼지고기 소비 행태를 보면 가정 내 소비 비율이 78.5%, 외식 소비가 21.5%를 차지했는데 19년(가정 63%, 외식 37%)과 비교할 때 가정 내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가장 선호하는 부위는 역시 삼겹살이었으며 목살, 갈비 순으로 주로 구이용 부위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아울러 지난해 코로나 발생과 함께 재난 지원금 지급이 가정 내 돼지고기 소비 증가에 결정적 원인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속 감소(4주 평균 구매량 15년 2.11㎏→19년 1.82㎏)해 온 가정 내 돼지고기 구매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7.7% 증가한 1.96㎏을 기록했다. 특히 2월까지는 전년 대비 2.8% 적었지만 코로나가 국내 발생한 이후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인 4~6월은 증가폭이 더 커졌다.

■해외 양돈시장 동향 및 전망=지난해 중국이 돼지고기 생산 감소로 수입량을 크게 늘리면서(9월말 408만2천톤, 전년비 87.6%↑) 국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국내 돼지고기 수입 단가도 끌어올렸다. 지난해 평균 수입 단가는 ㎏당 3.29달러로 전년(3.02달러) 대비 8.8% 상승하며 국내 돼지고기 수입량이 감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올해 전망을 보면 세계 돼지고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1억216만톤으로 전망되며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수입 수요 둔화로 세계 돼지고기 수입량은 0.4% 줄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9.2% 증가한 4천150만톤으로 전망됐는데 이로 인해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6.3% 준 450만톤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주요 수출국별로 보면 미국은 올해 돼지고기 생산량이 소폭 증가(129만4천톤, 전년 대비 1.3%↑)하는 가운데 수출물량은 중국 수요 감소에도 멕시코, 일본, 한국 등으로 수출이 늘면서 지난해 수준(333만톤)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EU는 생산량이 다소 증가(2천415만톤, 전년대비 0.6%↑) 하지만 중국의 수입 감소로 EU의 돼지고기 수출은 감소(375만톤, 13.8%↓)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관세율과 환율 전망치, 수입 단가 등을 이용해 수입 돼지고기 도매 원가를 추정한 결과 지난해보다 다소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EU의 수출 단가 상승으로 국내 수입 단가는 오르지만 환율이 하락, 도매 원가는 미국산이 0.3%(3천523원→3천514원), EU산이 2.3%(4천907원→4천795원) 각각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돼지고기 수급 및 가격 전망=모돈 감소 영향으로 3월 돼지 사육두수는 전년 대비 1% 준 1천109만마리로 전망되며 모돈 두수 역시 일년전보다 2.5% 준 101만5천마리로 추산된다. ASF 피해 지역인 경기 북부의 입식이 늘지만 FTA 폐업지원 신청 농가 영향으로 모돈 감소가 불가피해서다. 이후 감소폭은 다소 완화되면서 12월에는 모돈이 101만6천마리로 일년전보다 소폭 증가(0.2%)하고 전체 돼지 사육두수(1천102만4천마리, 전년비 0.1%↓) 감소세도 둔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돼지 사육두수가 지난해보다 다소 줄면서 도축두수 역시 일년전보다 3.3~4.4% 감소한 1천750만~1천770만마리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시기별로는 지난해 11월 돼지 월령별 두수를 볼 때 1월은 지난해보다 3.5%, 2~5월은 5.1% 각각 줄 것으로 예상된다. 6~9월은 일년전보다 1.1%, 10월 이후는 5.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올해 한돈 생산량은 일년전보다 2.7% 가량 감소한 93만9천톤으로 추산된다. 또 수입량은 앞서 지적한대로 수입 돼지고기 도매 원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9.7~16.1% 증가한 34만~36만톤으로 예상된다.

수입이 늘지만 등급판정 두수 감소로 올해 평균 돼지 도매가격은 4천200~4천300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 돈가는 평년(4천310원)과 견주면 다소 낮은 수준이며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한돈 소비가 감소한다면 되레 올해 가격은 지난해보다 하락, 4천원 수준에 그칠 수 있다.

더욱이 예상대로 4천200~4천300원대의 돼지 값이 형성되더라도 양돈장에 따라서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즉 19년 축산물 생산비 통계를 이용, 생산비를 도매가격으로 환산하면 ㎏당 3천698원으로 올 예상 돈가보다 낮다. 하지만 규모별로 보면 1천마리 미만 농장(2천646농장)의 생산비는 4천572원으로 올 도매가격 전망치보다 높다. 이를 볼 때 소규모 농장을 중심으로 적자를 보는 양돈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장기 전망=올해 가격이 상승한다고 가정할 때 내년 돼지 사육두수는 증가세로 돌아서고 그 이후로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돼지고기 생산량을 추산해보면 25년에는 99만3천톤으로 당분간은 한돈 생산량이 지난해 수준을 밑돌지만 지속 증가해 오는 30년에는 101만8천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관세 인하와 육류 소비 증가 등으로 한돈 생산을 넘어서는 증가세를 보이며 오는 30년 45만톤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자급률은 올해 73.7%로 지난해(75.1%)보다 1.4%P 가량 떨어지고 그 이후로도 계속 하락해 오는 25년 71.6%, 30년 69.3%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돈 시세는 도축 두수 및 수입량 증가에도 소득이 늘고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유지, 25년 4천400~4천600원, 30년 4천600~4천800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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