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작년 한돈 값 올랐지만 덜 올랐다
[심층분석] 작년 한돈 값 올랐지만 덜 올랐다
수입 감소로 18~19년보다 총 돈육 공급 줄어
돈가 더 상승 여지에도 코로나 영향 못 벋어
가정 소비 이외 모두 줄어 오름세 국면 주춤
  • by 임정은

지난해 한돈 시세, 올랐지만 덜 올랐다?

지난해 한돈 시장에 대한 평가는 생산량 증가와 우려했던 코로나 19에도 불구하고 4천원대를 기록, 나름 선전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런데 만약 이보다 더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면 지난해 한돈 시장에 대한 평가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즉 작년 한돈 시장에 있어서 한돈 가격의 건재함이 확인된 게 아니라 한돈 시세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한 원인을 주목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한돈 생산은 증가했지만 수입물량이 크게 줄면서 전체 공급량은 많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전년도 이월물량을 제외한 한해 공급물량만으로 볼 때 지난해 공급량은 19년, 18년에 비해서도 적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한돈시세는 평균 4천185원을 기록, 19년에 비해서는 올랐지만 18년 4천296원에 비해서 2.6% 가량 낮았다. 또 지난해보다 공급물량은 적었지만 1인당 소비량이 20㎏ 초반대로 적었던 14~17년에 비해 돼지 값은 무려 9~15% 하락했다.

이처럼 더 올라야 했던 한돈시세가 그렇지 못했다고 한다면 따져봐야 할 것은 무엇보다 한돈 소비다. 한돈 소비를 추정할 수 있는 한돈 재고를 보면 6만8천862톤(10월말 기준)으로 전년 동월보다 무려 33% 늘었다. 한돈 출하가 3%도 채 늘지 않았지만 전체 재고는 이처럼 증가한 것을 볼 때 전반적인 한돈 소비는 저조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삼겹 재고는 전년 대비 51%가 줄고 반대로 후지는 142%가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해 가정 소비 이외 외식, 급식 등 다른 시장에서의 한돈 소비는 크게 줄었기 때문이며 결과적으로 코로나로 인한 소비 위축의 여파가 한돈 소비와 한돈 시세 상승에도 걸림돌이 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더불어 수입육도 따져봐야 한다. 지난해 수입물량이 31만톤으로 전년 대비 26% 가량 줄었는데 수입 돼지고기 재고는 19년보다 37.5%(11월말 기준) 급감했다. 지난해 수입량이 줄기는 했지만 그에 비해 소비가 결코 적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더 나아가 만일 돼지고기 수입이 줄지 않았다면 수입육으로 인해 한돈 시세는 오르기 어려울 수 있었다는 가정도 무리는 아니다.

수입 쇠고기도 눈여겨 봐야한다. 최근 매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쇠고기 수입이 지난해 코로나 상황서도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냉장 쇠고기는 되레 일년전보다 12% 늘며 국내 육류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 높였다. 당연히 냉장 쇠고기가 차지한 시장에는 한돈 몫도 있을 터. 더구나 지난해 한돈 삼겹살 소비자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돈과 수입 쇠고기 시장의 교집합은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 쇠고기로 인해 한돈 가격 상승이 제한됐을 가능성을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한돈 시세가 오른 것은 물론 다행이지만 소비 패턴의 변화, 수입육의 시장 잠식 등 위기 요인들은 분명 있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바로 저지방 부위의 소비. 지난해 돼지 값에도 부담이 됐지만 새해 한돈 시장에서도 가장 큰 불안 요인이 되고 있는 만큼 그 해결방안을 찾는데 한돈업계의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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