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시각] 자급률 상승 반갑지 만은 않은 이유
[기자의시각] 자급률 상승 반갑지 만은 않은 이유
  • by 임정은

지난해 한돈산업은 주요 지표에서 전년 대비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무엇보다 국내 돼지고기 자급률이 개선됐고 돼지 값도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자급률의 경우 공식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작년 돼지 출하물량은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돼지고기 수입량은 급감한 만큼 모처럼 70% 후반대를 넘겼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 자급률 상승이 과연 한돈산업의 여건 개선이나 발전을 의미하는 청신호로 해석될 수 있을까? 물론 지난해 국내 돼지고기 생산량이 증가한데는 생산성 개선이 어느 정도 뒷받침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그런데 자급률 상승에 기여한 원인에 있어서 한돈 생산보다는 일년전보다 무려 26% 이상 감소한 수입육에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더구나 수입육이 준 것은 어디까지나 세계 양돈시장, 그 중에서도 중국 때문이었다. 중국이 미국, EU, 브라질 등 주요 수출국들로부터 돈육을 쓸어 담으면서 국내 수입물량이 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다시 말하면 중국의 상황에 따라 다시 늘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올해 중국이 수입물량을 줄이면 우리의 수입물량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고 그나마 한돈 소비가 이뤄지며 시세를 뒷받침하던 구이용 부위들이 수입육으로 채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올해 칠레에 이어 미국, EU산 삼겹살도 올해 무관세가 된다. 여기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수입 쇠고기, 그 중에서도 냉장 수입 쇠고기는 돼지고기 자급률 계산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충분히 한돈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공세를 더 높일 수 있다.

너무 비관적인 전망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급률 수치만으로는 한돈산업이 처한 위기를 다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며 자급률 수치보다 어쩌면 더 중요하고 주목해야 하는 현실일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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