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년특집③-먹거리의 변화] '코로나 시장' 선점에 한돈 미래 달려
[2021 신년특집③-먹거리의 변화] '코로나 시장' 선점에 한돈 미래 달려
배달앱 사용 70~80% 급증…외식 시장 재편
테이크 아웃, 치킨 중심, 돈육 메뉴 20% 미만

한돈 강점 살린 차별화로 배달‧포장 시장 공략
밀키트, 재료 신선도 원산지 중요…한돈 공략을
  • by 임정은

코로나 19는 한돈을 포함한 식품소비에 있어서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만들어냈다. 외식 시장 소비가 줄면서 집밥이 부상하고 이는 동시에 외식 시장의 재편으로 이어지면서 기회 요인도 분명 가져왔다. 그리고 한돈이 해야 할 일은 바로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데 있을 것이다.

■외식 위축, 고기집이 더해=최근 정부는 코로나 전파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층 강화했다. 식당, 카페 등에서의 5인 이상 식사가 제한되면서 외식업계는 연말 특수는커녕 극심한 소비 위축 속에 한해를 마무리했다. 이는 코로나 이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지난해 내내 지속됐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가운데 감염에 노출되기 쉬운 매장 내 음식 섭취를 꺼리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 때문이다. 외식산업연구원이 1차 펜데믹 직후(3월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음식점 10곳 중 9곳이 고객 감소를 경험했으며 평균 감소율이 59.2%에 달했다. 실제 비슷한 시기 이뤄진 농촌진흥청 소비자 패널 1천여명에 대한 조사 결과 코로나 이후 외식을 줄였다는 응답이 74~82%에 달했다.

그런데 외식도 외식 나름이었다. 외식 중에서도 고기 집들의 타격은 더 컸다. ‘2020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발표대회’에서 발표된 연도별 선호 외식 메뉴 조사 결과를 보면 외식 가운데서도 치킨 전문점(19년 4.3→4.7%)이나 중식당 (5.2→5.8%), 피자·햄버거·샌드위치 전문점(3.6→4.5%)의 비중은 되레 늘었다. 반면 한식 음식점(32.7→31.6%)이나 한식 육류요리 전문점(34.1→32.5%)의 비중은 줄어 대조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 이후 식사시간이 오래 걸리는 음식 대신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선호된 결과로 해석됐다.

■외식 시장의 재편=코로나 이후 위축된 외식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것은 코로나 종식과 함께 다시 살아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과 동시에 코로나가 외식시장의 재편을 가져왔다는 점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 국내 가구의 식사 유형을 보면 가정식을 통한 섭취량(하루 기준)이 지난 2010년 570.7g서 18년 502.4g으로 감소한 반면 외식은 315.4g서 466.4g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는 이 같은 추세를 반전시켰다. 때문에 현재 코로나 이후 집밥이 대세가 됐다고 해도 이는 코로나 종식과 함께 얼마든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변화라는 점을 짐작케 해준다. 또 코로나가 지속된다고 해도 외식 소비는 어떤 식으로든 장기적으로는 증가세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유추해볼 수 있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코로나 시대 배달, 포장 음식 시장의 성장은 외식업계의 재편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배달앱을 통한 음식 주문이 급증하면서 올 1~3분기 까지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76.7%, 73.8%, 81.3% 증가했다. 매장에서의 외식 소비가 배달, 포장을 통해 상당부분 흡수됐을 것이란 사실을 말해준다.

실제 농촌경제연구원이 코로나 이후 외식을 줄이는 대신 어떤 방식으로 식사를 해결했는지 조사한 결과 가정 내 조리가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배달음식, 간편식 등 가공식품, 테이크아웃 음식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돈소비에 있어서도 외식 시장은 여전히 중요하고 특히 배달·포장 음식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한돈은 배달 및 테이크아웃 시장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이다. 농경연 조사 결과 올해 배달 또는 테이크아웃을 통해 이용한 메뉴 가운데 보쌈, 족발, 삼겹살 등 육류의 비중은 19%를 차지했다. 19년 15.5%서 나름 상승한 수치다. 앞서 지적했듯 올해 매장 취식이 가장 많이 줄어든 외식 메뉴가 육류였다는 점과 연결지어보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줄어든 소비가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으로 일부 흡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배달 시장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치킨류의 배달 또는 테이크아웃 주문 비중(44.5%)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거기다 돼지고기는 보쌈, 족발 등 배달이나 포장 메뉴가 한정적이라는 점, 또한 족발 등은 수입산 사용 비중이 높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코로나 이후 식생활 전반에서 원산지의 중요성이 확대 되는 추세(농경연 3분기 농식품 소비 및 식생활 정기조사)로 파악된다는 것이다. 식료품 구매뿐만 아니라 포장이나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도 원산지를 확인하는 소비자가 늘고 특히 육류는 원산지 정보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코로나로 늘어난 배달, 포장 메뉴 수요와 원산지에 대해 높아지는 관심을 활용, 한돈만의 경쟁력 있는 메뉴 개발과 마케팅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집밥 대신하는 간편식=외식을 줄이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먹거리는 집밥이었다. 한돈 소비는 그 덕을 봤다. 농촌경제연구원이 2월부터 7월까지 7차례에 걸쳐 코로나에 따른 주요 농축산물 소비 동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2차(3월 11~15일)조사부터 코로나 이전 대비 돼지고기 구매량이 비슷하거나 늘었다는 답변이 각각 40~50%대로 줄었다(10% 미만)는 응답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돼지고기만 보자면 밖에서 먹는 것 보다 집에서 먹는 비율이 더 높아졌다는 얘기다. 농경연은 이와 관련 외식의 경우 가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입육 소비 비중이 크고 가정에서는 수입보다 국산 소비 비중이 큰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의 영향으로 가정 내 한돈소비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로 인해 삼겹, 목심 등 일부 구이용 부위들만 소비가 이뤄지면서 뒷다리 등 저지방 부위 재고가 쌓였다는 것이다. 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10월 기준 삼겹(3천68톤)과 목등심(2천607톤)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51%, 30% 각각 준 반면 후지(3만8천931톤)는 142% 급증, 한돈시장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가 한돈소비에 있어서 부위별 고른 소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 다. 때문에 수출 시장 개척과 식육 가공품을 통한 저지방 부위의 소비는 코로나 시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그런데 최근 식육 가공품 시장에도 뜨는 품목과 그렇지 못한 품목이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육가공품 보고서에 따르면 햄류는 감소세가, 소시지나 육포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섭취 방법의 편의성이나 캠핑, 혼술 문화 등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느냐가 그 차이를 만든 것이다. 특히 양념육류와 식육함유가공품은 전체 육가공품을 통 털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여기에는 모두 가정 간편식의 성장이 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9년 기준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는 4조2천억원으로 15~19년까지 연평균 17.5% 성장 해왔다. 17~19년 전체 식품 시장은 연평균 3.9% 성장해온 것과 비교해보면 가정간편식의 성장이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코로나 시대가 이 같은 가정 간편식의 성장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 시대 가정 간편식의 성장을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코로나 이후로도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한돈이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시장인 때문이다.

농경연이 가정 간편식 관련 뉴스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정 간편식에 대해 중시하는 특성 중 편의성, 품질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런데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품질, 윤리적 소비 등으로 관심이 확대됐으며 코로나 이후 늘어난 건강에 대한 관심을 배경으로 ‘간편한 가정식’ 수요와 건강과의 연계 수요가 증대되는 추세로 분석됐다. 이런 점에서 간편식 가운데서도 밀키트의 성장이 주목되고 있다. 손질이 끝난 식재료를 소분 포장해 주로 냉장 상태로 배송되는데 집 밥처럼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들 수 있으면서 편리함은 놓치지 않았다는 점 때문 에 코로나 장기화나 혹은 종식 이후에도 밀키트가 간편식 중에서도 특히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품목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밀키트가 다른 간편식에 비해 재료의 신선도가 중요하고 원재료에 대한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점 때문에 수입육보다 한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품목인 만큼 한돈이 주도적으로 제품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

코로나로 이미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가 만든 변화가 한돈 소비의 위기가 될지 기회가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것은 위기 속에 숨어있는 기회를 제대로 살려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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