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돈의 '아픈 손가락', 뒷다리 재고
[칼럼] 한돈의 '아픈 손가락', 뒷다리 재고
‘눈덩이’ 재고로 돈가 불안 ‘뇌관’
원료육 구매 ‘솔로몬 지혜’ 모아야
  • by 김오환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손가락의 크고 작음을 떠나, 잘 생기고 못 생기고를 떠나, 각각의 사용 여부를 떠나 열 손가락 모두 소중하다는 의미다. 부모 입장에서 볼 때 모든 자식이 마음에 걸린다는 의미로 표현될 때 인용된다. 모든 것이 그렇다. 소중하고 귀하다. 그런 가운데 ‘아픈 손가락’ 하나가 미흡하거나 부족하고 마음이 차지 않으면 마음을 졸이고 안타까워하면서 해결되길 기원한다.

말은 하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아픈 손가락’은 있는 것 같다. 꼭 해결됐으면, 잘 됐으면 하는 그 ‘아픈 손가락’이 한돈업계에도 있다. 최근 한돈을 보면 돼지 값이 예상외로 강세를 보여 걱정이 없어 보인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돈가 강세가 소비를 통한 결과물이면 바람직하나 공급 불안 및 부족에 의한 산물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삼겹살 부족에 의한 영향으로 돈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9월말 현재 한돈 재고는 작년보다 66%가 늘었다. 그럼에도 삼겹과 앞다리는 각각 33%, 38%가 줄었다. 수입 삼겹도 25%가 감소했다. 여기다 독일 ASF로 수입 삼겹 수입도 줄고 있다. 이와 달리 안심(144%) 등심(97%) 뒷다리(156%) 목등심(5%)은 많이 쌓여있다. 이를 보면 최근 돼지 값이 정상이 아니라 비정상, 왜곡되게 형성되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결국은 ‘김오환 칼럼’에서 수없이 지적했듯이 뒷다리 등 저지방 부위 재고를 해결하지 않고선 한돈업 미래는 좌불안석이다. 내년에는 더욱 더 그렇다. 특히 뒷다리 재고가 가관이다. 9월말 기준 재고량은 4만3천여톤으로 추산(육류수출입협회)된다. 어마어마한 양이다. 한돈업의 뇌관이다. 그럼에도 이것이 줄기는커녕 늘 여지만 있다는 게 문제다.

해결방안은 수출과 국내 소비다. 홍콩으로 수출되고 있지만 재고량을 처리하기엔 조족지혈이다. 국내 소비를 보자. 불우이웃 등 사회복지시설에 냉장육을 선물해도 먹을까 말까한데 뒷다리 등 저지방 부위 냉‘동’육을 보낸들 소비할지 의문이다. 대량 소비처밖에 없는데 학교는 기~인 겨울방학이다. 사면초가요 첩첩산중이다.

바람직한 방안은 국내 육가공업계가 원료육으로 구매토록 하는 것이다. 연간 햄 소시지 등 원료육(한돈 뒷다리와 수입 앞다리) 사용량은 14만5천톤으로 추산된다. 이중 육가공업계와 양돈조합과의 계약 물량은 5천톤(3.4%) 조금 넘는다. 이는 작년 한돈 뒷다리 생산량(28만4천톤)의 1.8%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돈 값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가공업계의 한돈 뒷다리 구매물량 확대가 시급한 이유다. 가격 등 구매조건의 차이가 핵심인데 보조금 등을 통해 풀었으면 한다. 정부, 조합 등 생산자단체, 업계의 ‘솔로몬 지혜’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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