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양돈업…중국발 악재 터지나
내년 양돈업…중국발 악재 터지나
中 사육 규모 ASF 이전 84% 회복
돈육 수입 줄고 韓‧日 늘 여지 높아
두수 늘면서 곡물 싹쓸이 사료도 ‘비상’
2021년 한돈 값 ↓, 생산비 ↑ 가능성
  • by 임정은

내년 우리 양돈업에 중국발(發) 악재의 그림자가 드리고 있다. 최근 중국의 양돈산업이  ASF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의 조짐들이 하나 같이 우리 양돈업에는 독이 될 위험이 있어서다. <관련기사>

한돈 값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수입량의 증가 가능성이 그 중 하나다. 18년 중국의 ASF 발생과 그에 따른 여파는 19~20년 세계 양돈시장 최대 변수였다. 무엇보다 한국 입장에서는 수입물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중국에 있었다. 중국이 부족한 자국 내 생산량을 수입을 늘려 충당하면서 한국, 일본과 같은 주요 수입국들은 상대적으로 수입물량이 줄었다.

그랬던 중국의 양돈산업이 최근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의 돼지고기 도매시세는 지난 8월 48.4위안/㎏서 9월 47.4위안으로 그리고 10월 43위안으로 두 달째 하락했다. 돼지 값이 오르는 중추절이나 국경절에도 돈가 상승 없이 하락, 주간 단위로 보면 10월 마지막 주에는 40위안대도 무너지면서 지난해 대비 하락세가 시작됐다.

이처럼 뚜렷한 돈가 하락 추세는 중국 내 양돈산업이 ASF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중국 농업농촌부 최근 발표에 따르면 9월말 돼지 사육두수는 3억7천만마리, 모돈은 3천822만마리로 전년 대비 20.7%, 28% 늘었다. ASF 이전인 17년 대비 각각 84%, 86% 수준까지 회복된 것이다.

중국 농업부는 최근 돼지고기 가격 하락과 관련, 돼지고기 수입량이 지난해 보다 크게 증가(9월말 전년 대비 132%↑)한 동시에 돼지 도축두수가 올 3월부터 7개월 연속 지난해보다 증가한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돼지고기 공급 상황은 계속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이 ASF 상황서 벗어나 생산량이 늘면 중국으로 수출되던 돼지고기는 나머지 수입국들을 겨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내년 한국 돼지고기 수입물량은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 중단에도 불구하고 중국 변수에 따른 증가 가능성이 우선 고려돼야 할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원화 강세로 접어든 환율 시장은 수입물량 증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미국 농무부는 내년 각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에 있어서 중국은 6% 가량 줄고 일본, 한국 등 다른 수입국은 증가하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은 올해보다 8% 가량 늘 것으로 관측했다.

그런데 중국 발 악재는 수입량에서 그치지 않는다. 중국이 최근 돼지 사육규모를 빠르게 늘리면서 그에 따라 사료 곡물 수요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결국 국내 사료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이미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시작된 때문이다.

시카고 선물 거래소 대두 선물 시세는 지난 8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지난달 26일 399.67달러/톤으로 지난 16년 7월 이후 4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평균 326달러에 비해 22.6% 높은 수준이다. 옥수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역시나 8월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시작한 옥수수 시세는 지난달 23일 톤당 165달러로 전월 평균 144달러보다 14.6% 오르며 19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사료 회사들도 최근 국제 곡물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내년 사료 가격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결국 중국의 사육 두수 회복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변화들이 결과적으로 한국 양돈업에는 내년 수입량 증가와 이로 인한 돼지 값 하락, 그리고 생산비 상승을 동시에 가져 올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양돈농가의 경영 악화를 부를 수 있는 만큼 업계는 국제 양돈시장의 변화와 곡물 가격 변동 추이를 면밀히 살피는 한편 농가들은 경영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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