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가을철, 돼지가 위험하다(下)
[양돈현장] 가을철, 돼지가 위험하다(下)
  • by 이승형
이승형 박사 / 농협사료 중소가축사료분사
이승형 박사 / 농협사료 중소가축사료분사

더위에 시달리던 돼지들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사료 섭취량이 늘고 증체량도 증가하여 사육 성적은 점차 좋아지고 있겠으나,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 양돈장 일교차가 15℃를 넘어 각종 질병의 발현이 일어나는 농가들이 있을 것이다. 돼지뿐만 아니라 나름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도 환절기 감기로 고생하는데 열악한 환경의 돈사 내 돼지 관리가 소홀해지면 그 피해는 심각해질 수 있다.

특히 가을에 임신 모돈 유산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다. 가을유산 발생 시기, 양돈장의 유산 발생율은 통상 사육두수 대비 1%이하이다. 그러나 밤과 낮의 외부기온차이가 커지고, 특히 낮의 온도가 10~20℃ 범위에서 그 최저온도가 0℃에 가까워 오면서 양돈장에서의 유산이 다발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9월 초부터 유산증상이 증가하였으나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9월말에서 10월 사이에 유산이 크게 증가하여 심지어는 5~10%까지 올라가고 있다. 가을 유산의 특징은 가검물에서 특정바이러스나 세균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계절적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돼지의 번식습성을 살펴보면 멧돼지는 1년에 2~3월에 한번 번식을 하여 6~7월에 분만한다. 따라서 9~10월은 비번식기간인 것이다.

멧돼지와 집돼지의 체내 호르몬 분비상태를 조사하는 연구결과는 12월에서 6~7월까지는 임신을 유지하게 하는 프로제스테롤 농도가 높고(13.5 나노그램/ml), 가을에는 낮은 수준(2.2나노그램/ml)을 보이고 있다. 또한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황체형성호르몬(LH)분비가 가을에 약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성호르몬 분기가 가을에 쇠퇴하는 특징을 보이는 것이다.

가을유산이 발생하는 임신일령은 임신 17일령에서 83일령까지 광범위한 임신기 간에 발생하지만 가장 높은 발생은 임신 22~23일령의 임신초기단계이다. 특히 스톨, 좁은 돈방에 다두 사육되는 환경에서 다발한다. 또한 호르몬 처치로 발정을 유발시켜 임신한 모돈, 노산 임신 모돈에서 그 유산 가능성이 높다.

모돈 가을유산 예방을 위한 6가지 대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돈사 내 온도 차이를 가능한 줄여야 한다. 둘째, 샛바람이 모돈 체표에 직접 닿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셋째, 모돈이 수용된 돈방 바닥이 물에 젖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넷째, 외부 온도가 갑자기 내려가는 10월 중순부터 1개월간 사료급여량을 5~10% 증량하여야 한다. 다섯째, 암퇘지에게 성적자극을 강하게 주기 위하여 웅돈을 직접적으로 접촉해야 한다. 여섯째, 계속 짧아지는 일조시간 충격을 막기 위한 야간 실내조명(1일 16시간)을 길게 유지해야 한다.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반대로 포유 모돈의 사료 섭취량이 줄어든다는 문제를 종종 경험했다.  여름이 지나고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에 이와 같이 포유 모돈의 섭취가 줄어드는 이유는 분만사 관리를 포유 모돈에 맞추어 관리 하지 않고, 포유자돈의 설사 및 위축을 막기 위해 관리온도를 높게 유지하는 경우 종종 발생한다. 분만사 온도는 포유 모돈에 맞게 조정하고 포유자돈에게 보온구역을 만들어 주면 보온구역 외에는 자돈이 추워서 잘 나가지 않아 모돈에 의한 압사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서로 다른 돼지가 함께하는 분만사에서 보온 구역은 반드시 있어야 된다. 분만사내 자돈의 보온구역이 없다면 이번 달 설치하는 것을 권장한고 싶다.

마지막으로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을철은 일조량이 점점 줄어들어 임신을 유지하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떨어져 돼지의 유사산이 생리적으로 많아지는 계절이다. 내년 출하될 지금 임신돈이 잉태한 자돈을 위해 충분한 조도관리(400룩스, 14시간/일)를 해야 될 시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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