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1월은 내년 계획 세우기 좋은 달
[칼럼] 11월은 내년 계획 세우기 좋은 달
12월 연말분위기로 뒤숭숭 1월 늦어
알짠 계획, 개인과 사업체 발전 이끌어
  • by 김오환

11월이다. 11월은 그해의 마지막 달은 아니지만 그해를 정리하면서 내년을 준비하는 달이다. 많은 기업들은 11월 안으로 내년도 예산 및 사업계획을 세운다. 양돈조합도 마찬가지다. 이달 말까지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이에 대해 승인을 받는다. 12월이 있지만 성탄절 등 연말 분위기로 뒤숭숭하고, 결산 등으로 바쁘고 쫓긴다. 1월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양돈농가들도 참고했으면 한다.

계획을 세우기 전에 올해를 돌아보자. 일년전 이맘 때 2020년이 걱정됐다. 돼지고기 소비는 바닥이고 두수는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상당히 힘들고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코로나 19’로 돈육 수입이 19년 대비 감소(25%대), 기대 이상을 기록했다. 여기다 전국 가정에 긴급재난지원금이 지원돼 한돈 소비(면역 푸드)에 숨통이 틔었다. 또한 일부지역은 집중 호우로 적지 않은 피해가 있었지만, 혹서 피해가 적어 생산성 유지에 큰 지장이 없었다.

내년에도 이런 페이스를 유지할까? 돼지 값 변수에 가장 중요한 공급을 보자. 9월말 현재 국내 돼지 두수와 모돈은 작년보다 감소했다. 그래도 적지 않은 마릿수다. 또한 이달 중으로 경기북부지역의 재입식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사육두수는 올해보다 증가할 공산이 크다. 공급 측면에서 볼 때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세계 돈육 생산량 역시 금년보다 많을 전망이다. 미국 농무부는 감소세를 보였던 돈육 공급량이 3년 만에 증가(20년보다 4.4%)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ASF 발생국가들이 돈육 공급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것이다. 미국도 1.2%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보면 세계의 돈육 공급량은 충분하다.

문제는 소비다. 미 농무부는 코로나로 움추렸던 돈육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국도 그럴까? 쉽게 회복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 이전의 음주단속 강화, 회식문화 퇴조 등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에다 코로나 이후의 생활 패턴 익숙으로 활기를 띨 것 같지는 않다. 특별한 호재(好材)가 없는 상황이다. 또 하나가 환율이다. 최근처럼 환율이 강세를 보인다면 돈육 수입 여건이 좋아져 국내 돈가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내년에도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11월에 내년 계획을 세우는 것은 연례행사다. 또한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 수립은 무의미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수립하는 것이 낫다. 계획은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해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계획은 또 ‘더 잘해보겠다’ ‘실수나 오판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의 발로이기다. 그런 정신과 자세, 태도가 각 개인과 사업체의 발전을 이끌고 왔다. 양돈업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서서히 내년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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