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가을철, 돼지가 위험하다(上)
[양돈현장] 가을철, 돼지가 위험하다(上)
  • by 이승형
이승형 박사 / 농협사료 중소가축사료분사
이승형 박사 / 농협사료 중소가축사료분사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양돈장 일교차가 15℃를 넘어 각종 질병의 발현이 일어나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돼지뿐만 아니라 나름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도 환절기 감기로 고생하는데 열악한 환경의 돈사 내 돼지 관리가 소홀해지면 그 피해는 심각해질 수 있다.

본고에서는 환절기의 의미를 짚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농가에서 환절기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다. 환절기는 말 그대로 계절이 바뀌는 절기로 고온다습한 여름에서 냉하고 건조한 겨울로 바뀌는 시기다. 이런 계절적 변화가 왜 돼지에게 질병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하고자 자한다.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렇다 큰 일교차에 의해 생체 대사기능이 떨어져 면역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이 생기고, 이로 인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원활한 작동이 이루어지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지게 된다. 면역력을 정의하기에 애매한 면이 있으나, 이 시기에 말하는 면역력 저하는 혈액 내 백혈구 수치 즉, 과립구와 임파구의 비율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일교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저온’ 즉 추위라 하겠다. 일교차의 낮은 온도와 높은 온도 중 낮은 온도가 필자의 경험상 돼지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온도차뿐만 아니라 저온 상태도 돼지의 면역을 떨어트리는데, 여름철 고온다습으로 돈사 안팎에는 많은 병원체가 있다는 가정 하에 이러한 면역력의 저하는 돼지에게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름에 태아난 자돈 중 혹서기 포유 모돈의 충분한 사료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은 영향으로 충분한 초유를 섭취하지 못한 자돈이 다수 있는 것 또한 환절기 질병의 발생을 높이는 원인이라 보아야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환절기를 정의하면 겨울도 아닌데 온도가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닌데 라고 말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평균 최저온도가 일일 최저 온도의 평균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일 매일의 이른 새벽 온도 관리가 미흡하면 비육돈까지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계절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낮의 온도는 높아 더욱 방심하게 만들 수 있는 계절이 요즘이다. 즉 10월부터 냉해가 시작되는 것이고, 이 냉해를 막지 못한 하루 이틀에 의해 돼지의 면역력은 저하되고 그로 인해 발병한 질병은 농장 전체로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돼지는 다른 가축에 비해 성장단계별로 적정 사육온도 범위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돈사 환경관리가 더욱 중요시 된다. 일반적으로 큰 돼지가 더위에 약한 것과 달리 작은 돼지는 추위에 매우 취약하여 환경 관리를 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각 단계에 맞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라 하겠다.

특히, 환절기에 의한 면역력 저하와 PRRS에 의한 면역력 저하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온도관리를 적온보다 약간 높게 해줄 것을 권장한다. 온도는 사료 섭취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온도가 높으면, 섭취량은 약간 떨어지겠으나 면역력이 높아져 잠재된 질병의 발현을 막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런 관리 상태에서 환절기 다발하는 흉막, 글레서, 인플루엔자 등 치료가 들어가야 될 것이다. 이와 반대로, 수세 소독 건조가 잘 되면서 PRRS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없는 농장의 경우는 환기량을 높여 돈사 내 온도를 적온보다 약간 낮게 관리한다면, 사료섭취량이 높아져 높은 일당증체를 유도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농장의 환경온도는 각 농장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 뭐가 맞고, 틀리다 라고는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는데 돈사내 온도 편차가 커지면 일당증체량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샛바람 차단은 기본이며, 이외에 온도편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돈사내 온도가 떨어졌을 경우 올리기 위한 히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하지만 돼지 자체 발열에 의존하는 젖돈, 육성돈사의 경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돈사 내 온도를 떨어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외기 온도에 따라 돈사 내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이번 기회에 체크를 해 보았으면 한다. 환기시스템 가동 없이 젖돈, 육성 돈사 내 온도가 최소 관리온도의 고온인 27℃ 이상까지 올라가지 않으면 단열을 보완하거나 틈새를 찾아 돈사 내 에너지가 새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돈사 내 환경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관리는 환기량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정확한 관리는 온도와 습도를 결합한 열량지수 관리에 공기의 유속까지 포함된 돼지의 체감온도 관리다. 돼지의 체감온도는 돼지의 상태를 보고 관리자가 판단해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리자 또한 돼지와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서 돼지와 함께 환경을 느껴야 되는데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온도가 변하는 요즘 1주에 한번 정도는 새벽에 돈사에 들어가 옷을 벗고 돼지의 위치에서 돼지의 상태를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돼지가 뭉쳐 있으면 춥고, 흩어져 있으면 덥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더 정확한 것은 다리를 굽히고 누워 있는지 아니면 피고 누워 있는지를 살피면서 환기량을 조절해야 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