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돈육 소비량 는다는데 준비 돼 있습니까?
[칼럼] 돈육 소비량 는다는데 준비 돼 있습니까?
매년 1인당 0.2%씩 증가 전망돼
양돈, 담론보다 삶터 차원서 접근
  • by 김오환

학문이건 산업이건 연구하는 학자들의 혜안은 대단하다.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하나의 사안을 가지고(보고) 거기다 각종 통계를 기초로, 미래를 예측하고 문제를 던져주고 있어서다. 가끔은 대안(답)도 알려준다. 한편으론 무모하기도 하다. 세계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5년후, 10년후를 내다본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다. 그래도 많은 연구기관과 굴지의 기업들은 향후 10년, 20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동력이 세계를 이렇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 양돈업이야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양돈연구기관은 없지만 농업, 축산업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연구되고 있다는 점에서 안도되고, 희망을 갖고 있다. 양돈업이 농업 가운데 쌀과 생산액을 1~2위를 다투고 있는 산업임에도 그런(정부기관 산하) 연구기관이 없는 게 아쉽지만 ‘큰집’의 연구기관에서 다뤄주고 있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민간 중심의 30년 넘은 사단법인 양돈연구회가 있음을 밝혀둔다.)

지난달 농촌경제연구원은 ‘환경 변화를 반영한 2020년 농업부문 수정 전망’을 통해 코로나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과 무역제한, 국가간 이동 제약 등의 환경변화를 반영, 1인당 육류소비량을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2030년 1인당 육류소비량은 58.7kg으로 올해 56.1kg에 비해 4.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0.4%씩 늘 것으로 본 것이다. 반면 곡류는 133.3kg에서 124.8kg으로 6.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육류소비량 가운데 5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돼지고기다. 따라서 육류 소비가 많아진다는 것은 돈육 소비가 늘 것이라는 전망과 같은 의미다. 농경연 전망대로 1인당 돈육 소비량을 추산하면 지난해 27kg에서 10년 후에는 29~30kg에 이를 수 있다. 많다고 할 수 없는 양이지만 증가할 것이란 사실에 고무적이다.

이러한 전망에 정부는 대비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미안하지만 그런 것 같지 않다. ASF 질병 발생 후 입식 여부를 정하는 정부의 입장을 볼 때나 폐업을 유도하는 최근 정책이 그렇다. 또한 환경단체에서의 냄새 민원, 동물복지, 양돈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돼지 두수 증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돼지 두수는 작년 9월 1천1백17만두 최정점 이후 3분기째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양돈 등 축산이 ‘식량안보’니 국민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공공재’니 하는 거대 담론도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입장에서 볼 때 양돈인들의 소중한 ‘일터’다. 많은 일자리가 건강해야 나라와 국가의 경제가 건강하듯이 양돈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했으면 한다. 그럴 때 양돈업은 홀대받지 않고 소비자와 함께 하는 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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