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獨 ASF로 검역 중단…한돈 영향은
[심층분석] 獨 ASF로 검역 중단…한돈 영향은
폴 접경 지역서 ASF 의심 멧돼지 발견
4만5천톤 수입, 이중 삼겹 83.3% 차지
독산 삼겹, 수입 삼겹 시장의 41% 점유
시장, 삼겹 비축 움직임 하반기 최대 변수
  • by 임정은

미국 다음으로 국내 돼지고기 수입량이 많은 독일에서 처음으로 ASF가 발생하면서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이 중단됐다. 독일은 EU(유럽연합) 내에서도 스페인 다음으로 돼지 사육 및 수출규모가 큰 만큼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EU와 세계 시장에 대한 여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독일에서 ASF 의심축이 발견돼 검사한 결과 ASF로 확진돼 독일산 돼지고기와 돼지 생산물 등 지정검역물에 대해 잠정 수입 중단조치 했다. 이에 앞서 9일 독일 연방 식량농업부(BMEL)는 브란덴부르크의 Spree-Neisse 지역에서 ASF 의심 멧돼지가 발견돼 정밀 검사 중이라는 트윗을 올린 바 있다. 이미 지난 18년 9월 벨기에에서 야생 멧돼지 ASF가 발생하면서 벨기에산 돼지고기 수입이 금지된 상태다. 당초 벨기에산 돼지고기는 국내 수입량 가운데 3%도 안돼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독일은 다르다. 8월말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4만5천톤으로 전체 수입량(22만7천톤) 가운데 19%를 차지, 미국(8월말 42.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올해 수입된 삼겹살(9만1천톤) 가운데 독일산(3만8천톤)이 41%로 가장 많았으며 독일서 수입된 돈육 중 83.3%가 삼겹살인 셈이다. 그 다음 많은 스페인과 칠레산 삼겹살은 전체 수입량 중 비중이 두 나라 모두 10% 대 초반에 불과하다.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이 전면 중단될 경우 당장 삼겹살 시장에 미칠 여파가 작지 않다.

삼겹살은 국내 소비량 중 수입산 비중이 가장 큰 부위 중 하나인 때문이다. 지난해 한돈 삼겹살 수입량과 수입 삼겹살은 각각 19만4천톤(육류유통수출협회 추정)과 16만5천톤으로 전체 삼겹살 시장에서 수입산의 비중은 45%에 달한다. 올해 역시 삼겹살 수입이 감소했음에도 7월말 현재 전체 삼겹살 공급량 중 수입산은 40%에 달했다. 그리고 그 중 독일산 비중이 가장 큰 것이다. 더구나 올해 삼겹살 재고는 한돈이 전년 대비 48%(6월말 기준), 수입산은 22%(7월말 기준) 적어 독일산 삼겹살 수입 중단 여파다 더 클 수 있다.

당장 국내 유명 갈비 무한리필 전문점이 기존에 사용하던 독일산 돼지갈비를 국내산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비는 올해 수입된 8천톤 가운데 72.5%인 5천860톤이 독일산이었다. 또 수입 업체들이 보유물량에 대한 유통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출고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이는 국내 돼지고기 시장에는 직접적인 공급량 감소 원인 일뿐만 아니라 덩달아 국내 육가공업체들도 물량 확보에 나설 수 있어 한돈 시세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또 세계 시장도 주시하고 있다. 독일이 세계 시장에서도 주요 수출국인만큼 독일의 돈육 수출이 전면 중단될 경우 올해 중국 ASF 여파로 촉발된 세계적인 돼지고기 공급물량 감소와 국제 돈육 가격 상승을 더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이는 독일산 이외 다른 나라로부터 들어오는 수입 물량도 줄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독일 ASF로 인한 수입 중단은 한돈 시장에는 일단 상승 요인 쪽에 가깝다. 다만 독일 ASF 변수가 없다면 코로나 19 상황으로 올 하반기 한돈 시세는 생산비 이하의 약세가 전망됐던 만큼 이를 얼마나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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