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돈업 내공 쌓는 길
[칼럼] 양돈업 내공 쌓는 길
소비 등 국내외 현실 깊이 주시
장단기 발전방향 지속 연구 모색
  • by 김오환

세상이 오늘날처럼 이렇게 발전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인간의 이기심(利己心)인 것 같다. 그런 잇속에는 편안함, 편리(의)성, 수익 등 육체적 물질적 정신적 보상이 뒤따라왔기 때문에 인류 역사와 함께 지속돼왔다. 그런 잇속은 사회와 경제체제를 변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신정과 왕정에서 민주로, 공동생산서 자유생산체제로 바꿔진 것처럼 말이다.

그런 잇속으로 인한 사회적 폐단을 줄이고 차단하기 위해 많은 성현들은 이타(利他)정신을 강조했다. 그런 가르침과 정신이 바탕이 되어 종교도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럼에도 잇속은 인류가 멸망하지 않은 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산업 역시 잇속을 보장해주는 업종은 계속 등장하고 잇속이 없는 업종은 사라질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업종은 없어지고 변할지 몰라도 농업, 즉 먹거리 산업만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지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농업 가운데 일부분인 ‘양돈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돼지고기 이외에도 육류는 쇠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 다양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언제나 팽(烹) 당할 수 있다. 또한 미래에는 식물성 고기가 출현될 것이고, 세포 배양을 통해 고기를 만들어지는 세상도 머지않아 이래저래 불안하다. 그렇다고 사료를 먹고 크는 돈육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의 의식주(衣食住) 가운데 가장 더디게 변하는 것이 식문화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눈여겨 볼 점이 세계 육류 등 축산 메이저들의 ‘움직임’이다. 아주 오래전 고기없이 육수 맛을 내는 MSG(글루탄산나트륨, 화학조미료)가 육류 시장을 ‘치고 들어오자’에 안전(安全)성 등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처럼 식물성고기나 배양육에도 반감을 들어낼지 궁금하다. 그렇치는 않을 것 같다. 세계 축산 메이저들이 여기에 투자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식물성고기와 배양육과 돈육 등 진짜 육류와의 공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인류의 육류 시장은 변하고 있다. 폭풍전야 같은 느낌이지만 새로운 것도 아니고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다만 변화의 속도를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우리 양돈농가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양돈농가들이 이런 육류시장의 조류를 막을 수 없고 변화시킬 힘도 능력도 없다.

하지만 양돈농가들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 있다. 농가들이 바꿀 수 없는 외부요인이나 상황에 압도당하지 않고 산업의 발전 방향을 지속적으로 연구 모색하는 일이다. 단기적으로는 MSY가 어쨌느니, 소비를 어떻게 유도하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 장기적으론 양돈연구회가 개최한 ‘한돈업의 공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이란 주제와 같은 거대 담론(談論) 등을 ‘가끔씩’ 공론화해야 한다. 농가들이 농가와 농가들의 천직인, 양돈업에 닥친 현실의 세계를 깊이 바라보는 일이 가끔씩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한국 양돈업의 내공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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