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생산성 제고됐지만 아직 갈 길 멀다
[칼럼] 생산성 제고됐지만 아직 갈 길 멀다
90~100kg 폐사 줄이기에 집중
농가의 노력과 정부 지원 필요
  • by 김오환

인간의 습성 중의 하나는 실수(失手), 실패(失敗)를 반복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전기를 발명했던 에디슨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위로했지만 살다보면 불가피하게 마주치게 된다. 실수와 실패는 같지만 다르다. 실수는 실례의 의미로, 부주의로 인한 잘못 등 좁은 의미인 반면 실패는 뜻을 이루지 못하거나 뜻한바 이루지 못함 등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농장 관리의 잘잘못 지적은 실수보다 실패에 가깝다. 실수나 실패는 한두번 정도는 용인하지만 그것도 자주하면 운(運)이 나빠서가 아니라 ‘실력’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최대한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 ‘프로’로 대우받으면서 험난하고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살 수 있다. 

양돈농가들도 에디슨처럼 성공의 어머니가 돼가고 있다. 다산성 모돈 도입으로 죽이기만 하던 자돈관리에 서서히 도(道)를 터득한 느낌이다. 금년 상반기 총 산자수가 증가한데다, MSY가 18.5마리로 작년에 견줘 0.7마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러 이유가 있다. 작년 겨울철 날씨가 춥지 않았고, ASF 이후 농장들의 방역 활동이 강화되는 등.<양돈타임스 971호 8월 20일 3면 ‘다산다사’ 극복되나 참조> 그런 환경적 요인도 있겠지만 농장근로자들의 프로 마인드, 두 번 다시 자돈을 폐사시키지 않겠다는 의지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 판단된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농가들은 더 큰 실패를 줄이는데 집중해야 한다. 바로 그것은 90~100kg 구간의 폐사 줄이기다. 어떻게 하면 호흡기 질병을 줄일 수 있는지 골몰해야 있다. 출하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의 폐사는 경영에 엄청난 손실을 주고 있어서다. 알다시피 호흡기병의 근본 원인은 밀사(密飼), 밀집 사육이다. 다산성 모돈 입식으로 자돈은 많은데 키울 공간이 부족한 게 농장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시원찮은 자돈을 모두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비육사를 신축할 수도 없는 처지다. 농장 관리의 더 큰 실패가 반복되고 있는 이유다.

해결방안을 현장 전문가들에게 여쭤봤다. 다양했다. 비육사 규모에 맞게 모돈을 유지하라는 당부와, 처음부터 건강하고 튼튼한 자돈만을 선발해 끌고가 생산성을 높이라는 주장, 비육사 임대 또는 신축 권고 등으로 나눠졌다. 전자는 농가에서 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 후자는 농가가 하기엔 벅찬 수준이다.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비육사 등 돈사의 신증축에 대해 자금 지원은 물론 조건을 완화했으면 한다.

코로나 이후 한국 양돈업 위상은 달라지고 있다. 생산성 활기는 물론 한돈도 대표적인 ‘면역 푸드’로 사랑받고 있다. 달리는 말 더 달리라고 채찍을 가하듯, 농장 관리의 실패를 줄이는 동력(動力)이 필요할 때다. 우선 농가들의 자구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 역시 지원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했으면 한다. 사회에 기여하는 양돈업 역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