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행복한 양돈장 이유가 있지요
[칼럼] 행복한 양돈장 이유가 있지요
주위 충고 적극 수용도 비결
계열농장 성공 사례 핫-뉴스
  • by 김오환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 작품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유명하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이 작품에서도 어느 소설과 마찬가지로 ‘권선징악’의 냄새가 난다. 주인공 안나는 젊은 군인 브론스키 백작을 만나면서 남편과 아들을 저버린다. 애인과 유럽으로까지 도망갔다 왔지만 끝내 결혼하지 못하고 기차에 치어 자살하는 비련의 여자 주인공이다.

또 다른 인물 ‘레빈’은 사랑하는 여자(키티)로부터 실연당해 농촌에 들어간다. 그러다 어떻게 하다가 다시 청혼, 마침내 결혼에 성공한다. 레빈은 농촌에서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족을 이룬다는 내용이 기억난다. 톨스토이는 안나와 레빈의 결혼 과정과 이후의 생활을 비교하면서 소설의 첫 문장을 쓰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소설도 그렇지만 ‘사는 것 모두 다 내가 하기 나름’ 인 것 같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각설하고 양돈으로 돌아오자. 작년 6월부터 금년 5월까지 한돈팜스 사용농가들의 성적을 보면 상-하위 농가(각 10% 범위)의 성적이 하늘과 땅 차이다. MSY가 최대 10.1마리로 조사됐다. 문제는 그런 격차가 해가 갈수록 줄기는커녕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안나 카레니나’ 소설의 가정처럼 농장의 성적 격차도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 농장주다. 주인이 달라지지 않으면 농장의 성적은 개선될 여지는 크지 않다. 그런데 문제는, 주인이 농장의 단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최대 걸림돌이다. 물론 그동안 주인의 양돈 경력에 따른 노하우를 무시할 순 없다. 수긍하고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주변의 지적은 수용하는 게 성적 향상의 지름길이다.

그런 사례가 있다. 수개의 계열농장을 운영하는 업체에서 농장마다 농장의 장단점을 평가했다. 계급장(직원의 직급)을 떼고 격렬하고 치열하게 토론한 것이다. 관리자는 방어하고 외부자는 농장의 문제점을 다른 농장과 비교하며 세세하고 꼼꼼하게 지적했다.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개선방안까지 제시, 논쟁은 뜨거웠다. 몇 달 후 계열농장의 성적이 급성장했다는 소식은 우리 업계의 핫-뉴스였다. 업체는 계열농장들을 전면적으로 개보수하거나 큰돈을 들이지 않았다 한다. 단지 몇몇 요인만 수정하면서 사양관리에 매진, 생산성을 높였다는 후문이다.

어떤 조언이나 충고에 대한 선택은 전적으로 개인 의지에 달려있다. 그 선택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 하지 않고 후회가 뒤따라서다. 핵심은 선택 후 선택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느냐다. 그건 개인의 ‘판단과 노력’이다. 저생산성 양돈장, 깊은 고민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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