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돈업 격(格)을 높이는 길
[칼럼] 양돈업 격(格)을 높이는 길
불의에 떳떳하고 당당히 대응
자존감 높이고 경쟁력 제고도
  • by 김오환

[양돈타임스 김오환 본지 대표]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스 송유석이란 투수가 있었다. 그는 야구선수가 아니었다. 창던지기 선수였다. 해태에서 투수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응시한다. 입단에 실패한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도망치듯 갔다. 송유석도 낙방했다. 하지만 그는 당당하고 떳떳하게 운동장을 뒤로 하고 의기양양하게 걸어갔단다. 그 모습이 어찌나 늠름하던지 당시 김응용 감독이 다시 불러 입단, 투수가 된다. 그리고 성공한 투수가 된다.

송유석 선수를 소개한 것은 투수로서의 승패 결과보다는 자기 능력에 대한 떳떳하고 당당한 태도가 맘에 들어서다. 그가 투수로 시험에 응할 때는 김봉연 김성한 선동렬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그의 투구를 봤을 것이다. 그 분위기와 힘에 압도, 움추려 제대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당당하게 운동장을 걸어나온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자신감, 베짱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자신에 대한 믿음, 사랑이 확고한 것이다. 그런 자세와 용기로 그는 본격 야구선수가 아니었지만 야구선수로 성공한 것이다. 그것도 프로로.

그렇게 떳떳하고 당당한 태도의 양돈농가들이 속속 등장, 양돈업에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농가들이 사료나 약품, 기자재 업체에 대해선 갑(甲)일진 몰라도 시군 등 지자체와 이웃 주민에 대해 반박하거나 대든다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민주화가 됐다하더라도 어떠한 꼬리를 잡혀서라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사실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요즘 양돈농가들은 당당하게 행동한다. 분하고 억울해서다. 또한 양돈이 천직(天職)이어서 그럴 것이다.

일례로 구제역 항체양성률 과태료와 관련, 농가들의 법원 제소(이의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0일 대전지법은 종합적인 심리를 거친 결과, “항체율이 30% 미만으로 측정된 사실이외 농가가 백신주의 허가된 접종 방법에 따라 접종을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별다른 자료가 없다”며 “오히려 농가가 제출한 ‘약품 및 주사침 사용 기록’에 의하면 농가는 허가된 접종 방법에 백신을 2mL씩. 근육주사로 접종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과태료 부과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런 경우가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또 다른 사례는 ‘굴러온 돌’에 대한 반박이다. 집짓기 전 근처를 둘러볼 때 돈사가 있음에도 굳이 건축해놓고 민원을 제기한 경우, 당당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대토(代土)와 이전 비용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또 사육거리 제한에 대해 부적절하고 부당하게 지적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한 사례다. 이렇게 당당하고 떳떳한 처신은 스스로의 격(格)을 높이는 일이다. 불가능한 일을 법으로, 능력으로, 논리로 한계를 뛰어넘어 자존감을 높이는 일은 양돈은 물론 스스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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