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입 돈육은 늑대다
[칼럼] 수입 돈육은 늑대다
둘 다 인정사정없는 냉혈적
한돈 소비 방안 지속 찾아야
  • by 김오환

늑대. 사전에 의하면 개(犬)과의 동물. 개와 비슷하나 다리는 길고 굵으며 꼬리를 항상 아래로 늘어뜨림.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늑대는 평판이 좋지 않고 차갑고 부정적인 캐릭터로 사용된다. 어두운 밤 산꼭대기서 홀로 서서 뭔가를 노리고 으~응 으~응 짖어대는 늑대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소름끼치고 머리발이 솟는다.

뭔가 속내를 감추는 엉큼하고, 겉으론 같이 생각하면서 속으로 딴 생각을 갖는 음흉하고~등. 마침내 자기 이익을 철저히 챙기는 인정사정없는 냉혈적 의미가 스친다. 한자(狼)를 봐도 그렇다. 피가 낭자(狼藉)하다, 일이 낭패(狼狽)니~등. 난폭하고 난감한 뜻도 지니고 있다. 늑대는 결코 반갑지 않고 만나고 싶지 않은 나쁜 이미지의 대명사다.

이번 칼럼에서만은 수입 돼지고기를 ‘늑대’라고 비유하려 한다. 앞서 표현했듯이 늑대는 생활하는데 위험하고 위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다. 돈육 수입 초기에는 육가공육 원료로 주로 사용돼 국내 돈가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삼겹 목살 앞다리 부분까지의 수입이 급증하면서 ‘늑대’가 됐다. 작년과 재작년이 그랬다. 2년 연속 돈육 수입량은 각각 40만톤을 넘었다. 그로인해 국내 돈가는 맥을 추지 못했고, 농가 수익은 악화됐다. 그런 사실을 비추어 볼 때 수입 돈육을 ‘늑대 같다’라고 불러도 오해사지는 않을 것 같다.

올해 이같은 사실을 웅변해주고 있다. 6월말 현재 돈육 수입량은 17만8천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가 줄었다. 이로 인해 상반기 한돈 평균 가격은 3천982원으로 전년대비 5% 가량 올랐지만 예년과 비교해보면 ‘턱’도 없는 가격이다. 만약 코로나 19가 발생치 않았다면 줄지 않고 되레 늘었는지 모른다. 그랬을 경우 한돈 가격은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이처럼 돈육 수입량은 국내 돈가와 아주 밀접한 관계다. 그래서 수입 돈육을 늑대라고 ‘미워’해본 것이다. 

결국 한돈은 수입 돈육을 극복하지 않고는 버티기가 어렵다. 그동안 이를 위한 수많은 전략과 전술이 제시됐다. 수입 돈육과 맛, 안전, 위생, 신선 등을 통한 차별화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것이 식상화돼 가고 있는 것이다. 돈육 소비자와 수요처에서 ‘가치’중심에서 ‘가격’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아직도 삼겹 목살 등 선호부위는 가격보다는 가치로써 승부하고 있고, 그 또한 경쟁력이 있다. 뒷다리 등 저지방 부위와 갈비 등이 관건이다.

수없이 주장했듯이 한돈의 생존 여부는 소비에 달려있다. 끊임없는 홍보 아이디어 발굴과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 하나라도 소중히 여겨 한돈 소비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 산 위에 있던 늑대가 서서히 마을 근처로 내려오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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