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입 종돈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칼럼] 수입 종돈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양돈장 수입 후 질병 검사 없어
허가 종돈장과 같게 검사 실시를
  • by 김오환

역사상 농업에 있어 최대 변혁은 철(鐵)의 발명이라 생각한다. 나무나 돌을 이용해 농사짓던 것을 쇠로 짓니 생산성은 급격히 증가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양돈에 있어 한 단계 점프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사료나 시설, 사양관리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지만 종돈 개량이라 판단한다. 부모 모두 뛰어나야 건강한 후손을 얻을 수 있어서다.

종돈 개량은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다. 인고(忍苦)의 세월 속에 얻어진 옥동자다. 그만큼 값지고 소중한 결과물이다. 그런 종돈을 정부는 종돈개량네트워크사업 등을 통해 개량하려 하지만 종돈이 사유재산(지적)인 만큼 발전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다. 이에 일반 종돈장들은 우수 종돈을 수입에 의거, 근친교배를 피하면서 후대를 양성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종돈(F1)은 일반 육성돈 가격에 견줘 두당 25만~30만원 높게 판매되는 게 일반 관례였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종돈 수입이 자유화됐다. 양허관세(18%)도 끝났고 협회의 배정물량도 없어져 일반 양돈장도 종돈을 수입할 수 있게 됐다. 개별 농장의 수입 비중은 매년 늘고 있다. 17년 22%에서 지난해 40%를 넘더니 올 상반기 60%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면서 허가 받은 종돈장과의 보이지 않은 갈등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 갈등의 기준은 일반 농장의 종돈 판매 개연성과 질병 검사 유무다. 

‘허가 종돈장’은 종돈 수입 후 당국의 관리 감독을 받은 반면 ‘일반 농장’은 그런 것이 없다 한다. 물론 일반 농장은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감독이 없다. 하지만 ‘허가 종돈장’ 입장에서는 일반 농장의 종돈 ‘판매’를 의심하고 있다. 이에 당국의 감독을 주장하고 있으나 일반 농장은 그럴 일은 절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일반 농장이 종돈을 판매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종돈을 수입한 만큼 질병 예방을 위해 전염병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가 종돈장의 수입 종돈만 질병검사(12가지)는 보이지 않은 규제라고 주장한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양돈에 있어 종돈은 가장 근본이고 핵심이다. 종돈에 따라 생산성은 천양지차다. 이 때문에 농장은 종돈 관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계획에 의거 모돈 갱신을 지속 실시하고 있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갱신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연간 모돈 갱신율은 30~40%로 추정(종축개량협회)되고 있다.

국내 모돈 1백만두 가운데 30만~40만두가 갱신되고 있는 것이다. 적지 않은 숫자다. 그런 만큼 당국의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갱신되는 99%가 수입 종돈에서 파생돼 이뤄지고 있음으로 생산성 여부는 농장의 자체 판단에 맡기더라도, 질병 예방 관리 관점에서 수입 종돈에 차후 관리는 어떤 형태로든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여력이 부족하면 생산자단체에 위임하는 것도 괜찮을 성싶다. 코로나 19가 그렇듯이 질병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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