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하절기 파리 피해 예방 방안
[양돈현장] 하절기 파리 피해 예방 방안
  • by 김근필
김근필 양돈PM / (주)우성사료

국내 양돈장은 사계절마다 필요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계절적 피해를 예방한다. 특히 사계절 중 여름철은 고온 다습한 기온과 우리나라에 상재하고 있는 병원균의 영향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좌우된다. 고온 다습한 기후는 더위에 약한 돼지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게 되며 사료섭취량을 감소시켜 비육돈은 성장 저하, 모돈은 포육능력과 연산성에 문제를 가져오게 된다. 물 섭취량과 물장난이 늘어 분뇨 처리 비용도 상승한다. 세균의 증식을 촉발하여 대장균, 회장염 등 주로 소화기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의 감염과 설사 등의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이런 여름철에 농장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문제 중 하나는 바로 파리(Fly)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파리는 바퀴벌레, 모기와 함께 전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해충이다. 세계적으로 파리는 10만여종, 한국에만 1천4백여종이 존재한다고 하며 병원균을 옮기는 병원성 파리(이하 파리)는 약 20여종이라고 한다. 파리는 15도 이상이 되면 활동을 시작하는데 주로 봄철부터 증식을 시작한다. 파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오물에서 보내고 그 오물에 있는 병원균을 전염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털이 많은 몸에 무려 2천800만 마리, 체내 500만 마리의 균을 품은 채 움직인다. 한마디로 움직이는 질병 덩어리인 것이다.

파리가 질병을 전염시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먹이를 먹기 전 자기의 침을 토하면서 체내에 있는 병원균을 함께 배출한다. 두 번째는 앞다리를 싹싹 비는 행동이다. 앞다리를 비비면 앞다리에 묻은 온갖 병균이 묻어 있는 유기물들이 떨어지게 되어 질병을 전파시킨다. 파리가 인간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질병은 콜레라, 장티푸스, 탄저 등 약 40여 가지이며, 파리의 행동으로 인해 음식물이 오염되면 식중독도 유발한다.

또 파리가 돼지에게 달라붙거나 특유의 소리를 내면서 날아다니며 돼지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게 되며,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여 양돈장 인근 지역까지 날아가 피해를 주게 되는데 이런 문제로 양돈장에 대한 민원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백해무익한 곤충인 파리는 반드시 양돈장에서 박멸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박멸은 어렵다. 대신 파리가 창궐하는 여름철에 파리의 증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최대한의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리의 근절을 위해서는 파리의 일생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에서 보듯이 파리는 알, 유충, 번데기, 성충 등 네 단계로 일생을 보내는데, 알에서 번데기 과정을 거치는 동안 해결하지 못하면 일반적으로 파리의 박멸은 실패했다고 판단해야 한다. 파리는 번식력이 뛰어나 암컷의 경우 수컷의 정자를 몸에 장기간 보관하다가 산란이 가능하며 50~150개의 알을 낳고 일생 동안 6~9회 산란을 한다. 파리의 수명이 15~30일 이라고 하니 번식력은 정말 왕성하다고 봐야 한다.

먼저 파리를 없앨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알아보자. 이 방법은 주로 알, 유충, 번데기의 생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첫째, 규조토(Diatomaceous Earth) 제제의 활용 방법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규조류의 화석으로 사료 첨가용 파리 구충약으로 많이 시판되고 있다. 분쇄규조토의 날카로운 면으로 알과 유충의 표면을 절단하거나 표면에 달라붙어 수분을 빨아서 죽이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장내 내부 기생충 구충과 분으로 배출 이후 슬러리 피트에 있는 알과 유충에 효과가 있다. 그러나 파리의 성충에는 효과가 없어 파리가 본격적으로 번식하기 이전인 4월 이전에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둘째, 산란이나 유충의 성장이 우려되는 장소 정비 방안이다. 파리는 유기물이나 물이 고인 곳에 산란을 하게 된다. 돈사 내외부의 사체, 분뇨 등의 유기물 제거와 습한 곳, 물 고인 곳은 건조하게 관리한다. 콘크리트 포장 역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셋째. 돈 분장과 피트, 배수로 덮개 설치 등을 통해 파리의 산란 장소를 차단할 수 있다.

넷째, 양돈장 인근 유기물 퇴비 관리다. 양돈장 내부의 요인 뿐 아니라 양돈장 인근의 논과 밭에 유기물 퇴비를 살포할 경우 파리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어 양돈장 주변 상황 역시 농장주의 판단으로 관리해야 한다.

다섯째, 파리 천적을 활용한다. 파리의 알이나 번데기를 포식하는 천적을 이용한 제품들이 상용화되어 있다. 이 역시 파리가 본격적으로 증식하기 전인 4월 이전 설치 완료를 권장한다.

위 5가지 이외의 방법은 차선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 조치 이외 농장에서 검토가 가능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방충망은 내부적인 요인을 제거하면 외부에서 돈사로 해충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단, 개방형 돈사에 효과가 적고, 무창의 경우 공기의 입기량과 속도를 늦출 수 있어 유의한다.

파리 덫은 자외선을 좋아하는 파리를 유인하여 전기적으로 태우는 방법과 파리가 좋아하는 화학물질로 암컷을 유인하여 포획하는 방법이 있다. 화학물질의 경우 50~100m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리 유인제로 유인하여 끈끈이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 넓지 않은 장소에 보조 용도로 활용한다.

살충제 분무는 안전과 잔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권장하기는 어렵다. 특히 연막 소독은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꾸준하게 소독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다른 해충과 병원균들과는 달리 파리의 피해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파리의 방제에 대해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근본적인 실행을 하는 농장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파리 문제는 한 두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위의 모든 방법을 병행하여 농장이 이번 여름 파리의 피해를 최소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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