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돈농가는 팔방미인이 아니다
[칼럼] 양돈농가는 팔방미인이 아니다
농가 지원, 방역과 연결 지나쳐
기초 기본적 방역, 정부 先책임
  • by 김오환

한 때는 팔방미인(八方美人)이 최고였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연예도 잘하고~다재다능하니 모든 사람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다들 부러워했고 닮고자했다. 그러던 것이 어느 날, 가치로써 빛이 바랬다. 그렇게 모든 것을 잘하지 못해도 ‘하나만’ 잘하면 먹고 살 수 있다 했다. 자심감과 용기를 불어넣어주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았다. 하나만 잘해서 먹고 살 수 있지만 주위, 특히 일터에서는 이것도 저것도 잘하길 기대하고 바랜다. 되레 여러 가지 가운데 하나만 잘못해도 능력을 의심받기십상이다. 아직도 세상은 하나만 잘하는 사람보다 팔방미인을 선호하는 게 민심이다. 생산성도 있고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양수 겹장도 어렵다. 하나만 잘하기도 벅차고 힘겹다. 팔방미인이 되는 것은 더욱 어렵다. 팔방미인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팔방미인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은 기(氣)만 꺾을 뿐이다. 좌절케 해서 좋을 일은 없다. 용기를 주는 게 백번 천번 좋고 옳은 일이다.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게 훨씬 낫다.

그래서 그런지 정부(김대중, 이해찬 교육부장관)는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 하나만 잘해도 ‘먹고 살 수 있다(대학갈 수 있다)’고 격려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의 오늘날 결과가 K-팝, K-드라마, K-뷰티 등 한류 열기로 드러나고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성싶다. 

양돈으로 돌아오자. 결론부터 말하면 양돈농가는 팔방미인이 아니다. 돼지도 잘 키우고 질병도 없애고 냄새도 없애고~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 잘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그 길로 유도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것(양돈의 팔방미인)이 주(主)가 돼서는 안 된다. 물론 돼지를 잘 키운다는 넓은 의미에 방역이니 냄새가 포함될 수 있다.

특히 방역은 농가의 의지와 관계없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멧돼지 등 들짐승이나 조류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걸 농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과(過)하다. 농가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분할 것이다.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방역은 정부에서 책임져 주는 게 마땅하다. 국경검역이 그렇고 각종 질병 원인을 제거해주는 것이 그렇다.

정부는 돈사시설현대화사업, 사료구매자금 등 보조 및 융자 사업과 관련, 방역 정책과 연결하기로 했다. 농장의 방역 상태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바람직한 방안은 아니라 판단된다. 이중규제라는 농가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정책의 재고(再考)가 요구된다. 그런 관점에서 경기강원북부 18개 시군 650호 양돈농가도 봤으면 한다. 농가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재능은 돼지 잘 키우는 것,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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