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돈업 코로나에 ‘불안불안’
美 양돈업 코로나에 ‘불안불안’
돈가 급등→폭락→폭등…반복
작업장 폐쇄로 돈육 공급 부족
출하 못해 2분기 700만두 도태
모돈 낙태도…향후 공급도 영향
  • by 임정은

미국 양돈업 상황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코로나 19 여파가 주로 소비 측면에서 나타나면서 돼지 값을 들썩이게 했다면 최근에는 공급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그 파급력이 이전보다 더 강하고 더 넓은 영역에 더 오래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롤러코스터 돈가=미국의 돼지 값이 코로나 19 이후 급등, 폭락을 거쳐 이번에는 다시 폭등 수준의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미국 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4월 평균 돼지고기 도매시세는 134.2달러로 전달 161달러보다 16.6%, 일년전 186.6달러 대비 28% 각각 하락했다.

코로나 사태 초반 사재기 영향으로 상승하던 돼지 값이 계속된 외식 시장의 침체와 사재기 수요 종료로 인해 다시 빠르게 급락한 것이다. 그런데 4월 둘째주 117.8달러까지 떨어졌던 가격은 이달 첫째주 206달러, 둘째주 250.7달러까지 치솟으며 한달 사이에 두배 이상 폭등했다. 특히 그동안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선물 시세도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공급 부족 심화=이는 코로나 감염 직원들로 인해 많은 돼지고기 작업장들이 폐쇄되면서 공급이 부족해진 때문이다. 3월말 미국의 돼지 도축두수는 3천448만마리로 전년 동기간 3천187만마리에 비해 8.2% 증가했다. 그러나 4월 들어서면서 공급이 줄기 시작, 4월 마지막 주의 경우 돈육 생산량이 전년 동기대비 34.5% 줄었고 그 결과 누적 생산량은 지난해와 1.3% 차이로 줄었다.

미국 농업 협동조합은행 코뱅크(CoBank)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4월에 육류 및 돼지고기 작업장 24곳이 폐쇄됐고 이로 인해 생산물량이 줄면서 5월 말까지 육류 공급이 30% 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실제 미국의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는 지난 4일부터 돼지고기 등 육류 구매량 제한을 시작하는 등 이미 육류 부족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방물자생산법을 미국 내 육류 작업장에도 적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법은 대통령이 돼지고기 작업장 가동을 의무화한 것이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노동자들은 충분한 안전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직원들의 안전 보장 없는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 20개 주 법무장관들도 비판하고 나섰다.

■여파 지속될 수도=정부의 방침에 일부 작업장들이 다시 작업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 같은 반발과 함께 감염 직원들을 모두 대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어 당장 이전 수준의 생산능력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 특히 작업장 폐쇄 여파는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돼지들이 출하될 곳이 줄면서 살처분과 모돈의 낙태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코뱅크는 안락사 규모만 2분기 700만마리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뱅크는 현재 재고량 등을 고려할 때 5~6월 식료품점에 공급되는 육류가 줄 수 있고 올 가을 이후까지도 돼지고기 공급 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한 양돈농가 등 생산자들의 손실도 커 향후 사육규모 회복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양돈협회는 코로나로 인한 올해 손실 규모가 50억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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