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0주년 특집④ 세계양돈 20년] 세계 양돈, 수출‧수입국 역할분담 공고
[창간 20주년 특집④ 세계양돈 20년] 세계 양돈, 수출‧수입국 역할분담 공고
中 ‧ EU ‧ 美 주도 속 브‧러 급성장
수출 비중 6%→美26%, EU 16%로
中‧日‧韓 세계 수입량 중 60% 점유
  • by 임정은
세계 돈육 생산 수출 추이
세계 돈육 생산 수출 추이

지난 20년 한국 양돈업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세계 양돈산업의 변화를 봐야 한다. 04년 FTA로 시장이 개방되고 11년 EU를 시작으로 미국과의 FTA가 체결된 이후 한국과 세계 양돈시장의 연결고리는 더욱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中EU가 세계 양돈 주도=미국 해외 농업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8천476만톤이던 세계 돼지고기 생산량은 19년 1억197만톤으로 20.3% 증가했다. 다만 19년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인 중국이 ASF 영향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해로 ASF 이전인 18년(1억1천293만2천)과 비교하면 지난 20여년간 세계 생산량은 30% 이상 증가한 셈이다. 국가별 생산량으로는 중국이 2000년 3천966만톤서 18년 5천404만톤으로 부동의 1위를 지켰으며 그 뒤를 이어 EU(2천168만톤→19년 2천394만톤), 미국(859만6천톤→19년 1천254만톤)의 순서가 20년간 유지됐다. 그리고 19년 기준 세계 생산량 중 중국과 EU,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달한다.
중국, EU, 미국의 압도적인 비중이 유지됐지만 그 속에서도 지난 20년 세계 돼지고기 시장에 변화는 있었다. 2000년부터 19년까지 EU의 생산량이 10% 남짓 증가한데 비해 미국은 무려 45%가 늘어 그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그리고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인 중국의 경우 1980년부터 2000년까지 1천134만톤서 3천966만톤으로 3.5배 가량 증가한 것에 비해 2000년부터 18년까지는 36.3% 증가, 확연히 증가속도가 둔화됐다. 반면 미국의 경우 2000년 이후 45%가 늘어 그 이전 20년 동안 14% 남짓 증가한 것과 비교해 오히려 최근 생산량이 더 빨리 증가하는 추세다. 이 밖에 2000년 이후 돼지고기 생산량은 브라질(98%), 러시아(147%), 베트남(131%) 등에서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인 반면 일본은 0.8% 에 그쳐 제자리걸음했으며 수출국 중 하나였던 대만은 오히려 지난 20년간 생산이 11% 가량 감소하는 등 나라마다 차이가 컸다.

■소비 증감, 나라마다 차이 커=그렇다면 소비는 어떨까? OECD 자료에 따르면 세계 평균 1인당 돈육 소비량은 2000년 11.4㎏에서 18년 12.3㎏으로 7.9%가 늘었다. OECD 국가들만 보면 22.8kg에서 23.7kg으로 3.9% 증가한데 그쳤다. 그런데 소비 역시 생산량과 마찬가지로 나라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중국 다음으로 돼지고기 생산량이 많은 EU와 미국의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18년 기준 35.5㎏, 23㎏으로 지난 2000년 대비 유럽은 2.9% 늘고 미국은 오히려 1.7%가 줄었다. 반면 경제 성장과 함께 식생활에서 전통적으로 곡물소비가 많았던 아시아 국가들은 육류 소비가 급증하기 시작,  베트남(13.1→29.7㎏, 126.7%), 한국(16→30.1㎏, 88%), 일본(13.3→16.2㎏, 21.8%) 등 아시아 국가들의 소비량은 비교적 큰 폭으로 늘었다. 또 2000년 이미 돼지고기 소비량으로는 EU와 미국에 버금가던 중국의 소비도 이 기간 26%(24.1→30.4㎏) 가량 증가했다. 

■세계 생산량 중 교역 비중↑=앞서 각국 생산량 통계와 연결해 볼 때 EU와 미국은 자국 내 돼지고기 소비가 거의 늘지 않은 가운데 생산량은 증가, 남아도는 돼지고기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결국 더 많은 수출시장이 필요했다는 얘기이며 수출이 이들 양돈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2000년 EU와 미국의 돼지고기 수출은 각각 131만톤, 58만4천톤 수준에서 지난해 355만톤, 286만7천톤으로 171%, 391%가 증가했다. 생산보다 수출이 더 빨리 증가하면서 미국과 EU의 돼지고기 생산량 가운데 수출 비중은 2000년 각각 6%대에서 20년 전망치를 근거로 볼 때 미국이 26%, EU는 16%로 올랐다. 그리고 현재 전 세계 돼지고기 수출(19년 기준 933만톤)에서 미국과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69%에 달한다.
이처럼 높아진 수출 여력은 돼지고기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는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다. 수출국들은 더 많이 수출하게 되고 수입국은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을 수입하면서 세계 돼지고기 교역량은 2000년 420만톤서 올해 970만톤 규모로 2배 이상(130%) 증가했다. 생산량보다 월등히 빨리 증가한 것이다. 중국, 일본, 한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2000년 각각 6만5천톤, 94만7천톤, 18만4천톤에서 올해 385만톤, 149만톤, 62만5천톤으로 중국은 무려 59배가 늘고 일본과 한국도 각각 57.3%, 239.7%가 증가했다. 전 세계 수입량에서 중국(홍콩 포함), 일본, 한국 3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는다.
이 같이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세계 전체로 볼 때 돼지고기 생산량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년 2%에서 2000년 4.5%, 그리고 올해 8%까지 늘었다. 동시에 미국, EU를 중심으로 한 수출국과 아시아 국가 등 수입국 각자의 역할이 더욱 공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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