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미리하는 여름 준비로 건강한 여름을
[양돈현장] 미리하는 여름 준비로 건강한 여름을
  • by 김동욱
김동욱 수의사 / 한별팜텍
김동욱 수의사 / 한별팜텍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날씨가 좀 더 따뜻해지고 여름에 가까워지면 잠잠해 지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 벌써 4월이니 여름도 멀지 않았다. 사람들의 기대처럼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가 코로나19를 몰아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다가오는 여름이 코로나19를 생각하면 반가우면서도 우리 농장의 돼지들을 생각하면 걱정이다. 지난 여름은 예상했던 것보다 덜 덥고 덜 습했던 탓에 최근의 여름 중에는 그래도 무난한 편에 속했다. 하지만 올여름은 어떨까? 유난히 포근했던 지난 겨울, 우리와 반대편 남반구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혹독한 여름을 겪었다. 혹여 올 여름은 반대로 북반구가 그런 경험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번 글은 그래서 여름을 대비해 농장에서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여름을 나기 위해 설치한 장치들의 점검과 보수이다. 겨우내 비닐 등으로 꽁꽁 싸매두었던 냉방기, 쿨링 패드 등은 이제 겨울 옷을 벗기고 시험 가동을 해봐야 한다. 한여름 모돈들의 얼음과자 공장 역할을 해주던 제빙기도 마찬가지이다. 적당히 날씨가 따뜻한 날을 골라 한낮에 충분한 시간 작동을 시켜보고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는지 확인하자. 그리고 문제가 있다면 최대한 빨리 보수를 해야 한다. 날씨가 더워지면 급증한 수요 탓에 냉방시설 설치와 보수 모두 여름이 지나야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입/배기 또는 송풍 휀의 점검이다. 겨울 내 닫아 두었던 대형 휀의 작동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대형 휀에 설치된 역풍 방지 덮개에 쌓인 먼지를 제거하고 휀의 작동에 따라 부드럽게 개폐가 되는지를 확인해 보수가 필요하면 보수해야 한다. 그리고 돈사 내에서 유속을 만들어 주기위해 설치된 중계 휀, 송풍 휀 등에 대해서도 시운전을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세번째로 지붕 단열에 대한 보완이다. 한여름 직사광선은 돈사의 지붕을 불덩이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단열이 제대로 안된 경우 그 열기는 돈방의 상층부에 열섬을 만들고 돈방의 온도를 올리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지붕의 단열이 불량하다면 서둘러 보완을 해야 한다. 아울러 지붕 휀을 통해 상단의 열기를 원활하게 배출하거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상충의 공기를 휘저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네번째로 입기구의 충분하며 정확한 확보이다. 여름에 많은 농장이 겪는 문제점이 바로 배기량에 비해 부족한 입기면적에 의해 발생되는 문제이다. 많은 농장의 입기구는 여름철 환기량에 비해 부족하게 설치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혹서기에는 돈사에 추가 입기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출입문이나 창문을 열어 입기면적을 확보한다. 하지만 개방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출입문이나 창문을 개방한 상태에서 마주보고 있는 벽면의 휀이 강하게 배기하는 과정에서 환기의 사각이 생길 수 있다. 주로 창문 측 모서리 부분이 환기의 사각이 되어 심하게 헐떡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본격적인 여름환기 시작 전 여름 환기를 가정하고 출입문이나 창문을 통해 포그머신을 쏴서 환기의 사각이 발생되는지 확인하고 사각이 확인되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출입문이나 창문 개방 시 심한 유속이 직접 돼지들을 때리면서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창문의 높이가 낮거나 혹은 갤러리 창 중 창문의 상단이 아닌 하단이 개방되게 설치된 경우, 또 출입문 개방 시 간살 펜스를 통해 돼지들이 누워있는 높이로 입기가 강하게 되는 경우 돼지의 호흡기에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단열이 불완전하고 입기되는 공기의 온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제 아무리 강한 유속이라도 돈방의 온도를 낮출 수는 없다. 물론 적절한 유속이 체감온도를 낮추는 긍정적인 기능을 하지만 과도한 유속은 한여름이라도 돼지들에게 용납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물에 관한 부분이다. 더위를 나기 위해 물은 돼지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더위에 대응해 체온을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의 섭취가 필수이다. 또 땀샘이 없는 돼지는 물을 체표면에 적셔 물이 증발하며 체표의 열기를 빼앗아가게 함으로서 더위를 이기려고 한다. 문제는 돈방에서 힘이 센 돼지들이 니플 앞을 독차지 하고 혼자만의 물장난을 즐기며 발생된다. 이 과정에서 물을 먹고 싶어도 못 먹는 개체가 생길 수 있고 또 물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이 발생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을 예방하기 위해 니플 앞에 돼지들이 눕지 못하도록 하는 장애물을 설치하여 돼지가 눕거나 앉아서 물장난을 칠 수 없게 함과 동시에 물을 먹고 싶은 돼지들이 니플에 접근하는데 다른 돼지가 방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 여름철에 한해 플라잉 니플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플라잉 니플은 물장난을 치기 불가능하며 벽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공중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누워있는 돼지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물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여러 해 여름 더위를 겪으면서 발생되었던 우리 농장만의 문제점들에 대해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 평소보다 부지런한 여름 대비를 통해 올 여름을 잘 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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