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한돈이니까”보다 “맛있으니까”
[기자의 시각] “한돈이니까”보다 “맛있으니까”
  • by 임정은

한돈 시세가 예상보다 높이 뛰어오르며 모처럼 4천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유통업체들의 삼삼데이 대비 물량 확보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 19가 한돈 소비 호재를 만들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그런데 이에 앞서 지난해부터 한돈 약세가 계속되면서 한돈 업계를 중심으로 추진해온 한돈 소비 홍보도 가격 상승의 주춧돌이 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고 한돈 소비를 독려하는 목소리 속에는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돼지 값에 한돈 농가들이 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호소가 높은 지분을 차지했다. 또 실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수 있다. 그게 나쁘다고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다만 ‘우리 돼지 한돈이니까’에 담긴 인정에의 호소를 빼고 나면 과연 한돈을 왜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얼마나 자신있게 소비를 독려할 수 있을지, 또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물론 한돈이 맛, 품질, 안전성에서 수입육에 비해 떨어진다는 얘기는 아니다. 소비자들 역시 한돈이 수입육에 비해 돈을 더 주고서라도 구입할 가치가 있다는 인식이 보다 보편적인 것도 맞다. 그런데 갈수록 수입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들을 접할 때마다 우려가 커진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돈 소비 확대에 가장 큰 장애 요인은 가격이 아닌 품질이었다. 한돈이 선택받아야 하는, 더 많이 소비돼야 하는 이유가 소비자, 한돈 농가 모두 이의 없이 ‘한돈이니까’가 아니라 ‘맛있으니까’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소비 촉진 활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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