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궁즉변 변즉통’-2
[칼럼] ‘궁즉변 변즉통’-2
사회적 ‘변’화가 한돈 환경 변화
‘변’해야 ‘궁’함 풀리고 ‘통’해
  • by 김오환

3주째 ‘궁즉변’ ‘변즉통’이 주제다. 궁하면 변해야 하고 변하면 통한다는 의미로, 문제는 어떻게 얼마나 ‘변’하는 것이다. 대충 변해서는 턱도 없고 그야말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심하게 말하면 천지개벽 식으로 달라져야 한다. 그러하지 않고 ‘통’을 기대한다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기다.

상대방이 ‘변’했다고 느끼려면 말이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과거와 다르지 않으면 변하기는커녕 ‘궁’함도 느끼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경우는 자기와 ‘직접’ 관계가 없고 간접적으로 ‘얽혀’ 피해나 손실을 체감하지 못할 때 일어난다. 정부의 정책적 진단이나 내놓은 대안이 대부분 그렇다.

지난달 정부는 한돈 값 하락과 관련, 선(先)모돈 감축, 후(後)수매를 밝혔다. 사실 모돈 감축은 돼지 값이 하락할 때마다 나온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다. 1980년대도 그랬고 90년대, 2천년대도 그랬다. 물론 소나기는 피해야 한다. 그런데 돼지 사육두수는 계속 늘어왔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부의 모돈 감축 정책은 ‘유효기간이 끝났다’ ‘언발에 오줌 누기’식을 입증해주고 있다. 모돈 감축이 물론 돼지고기 수입 자유화 이전에는 통했는지 몰라도 지금처럼 자유화시대에는 의문이 든다.

재작년 추석 이후 현재까지 한돈 값 약세는 한돈 두수와 수입 돈육 증가도 한몫 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주 52시간 등 사회경제적 환경‘변’화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한돈 값 회복 방안이나 정책을 제시하려면 모돈 감축보다는 다른 방향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옳았고 바람직했다. 오히려 ‘변’하지 않은 정책은 농가들의 지지는커녕 비난과 비판으로 지치게 할 뿐이다. 그래서 필자는 변하라고 주문하면서 나아가 진화하라고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3년 한돈 소비 위축을 통한 한돈 값 약세는 한돈농가와 한돈업의 생존력을 테스트하고 있다. 모돈 감축을 통한 공급량 감소로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한돈업은 더 근본적인 관점에서 ‘생존력 데스트’에 살아남아야 한다. 바로 그것은 한돈 소비 증가를 통한 한돈업의 생존이다.

그 일환으로 한돈 소비홍보 방법도 변해야 한다. 무조건 ‘우리 한돈 좋다, 맛있다, 신선하다’식에서 벗어나 왜, 얼마나 좋고 맛있고 신선한지 소비자를 설득해야 한다. 그러려면 어떻게 먹어야 그렇게 되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소비 홍보 초점도 명확해야 한다. 기호식품에 둘 것인지, 건강식품에 맞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농가도 과거의 인식에서 변해야 한다. 소비나 환경 등 현안에 적극적 자세로 나서야 한다. 농장의 생산비, 생산성 관련해서도 변해야 한다. 최선이 아니다. 변하는 것이다. 결국 변해야 궁함도 풀리고 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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