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 소비 침체와 이에 따른 가격 하락 대책으로 최근 업계 차원의 할인 행사가 ‘만능키’처럼 자주 등장하면서 한편으로는 부작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단기간 소비 진작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이후 소비 절벽 심화와 그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그리고 소비자들의 한돈에 대한 인식도 우려되는 대목.
지난해 9월 발생한 ASF로 한돈 소비가 급감하자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진행됐다. 당시 그 효과로 10월 25일 2천716원까지 떨어졌던 돼지 값은 11월 12일 3천853원까지 오르며 할인 행사 효과가 톡톡히 나타났다. 불과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42% 가량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대대적인 할인 행사 이후 소비는 더 얼어붙었다. 대형 마트 할인 행사가 종료되면서 11월 중순 이후 업계에서는 할인 후유증에 대한 고충이 터져 나왔다.
할인 때 살 사람은 다 샀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11월 대대적인 할인 행사 이후 지난해는 김장철, 연말 특수도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연말을 보내야 했다. 돼지 값은 11월 3천705원서 12월에는 3천341원으로 11% 하락했다. 17~18년만해도 11월과 12월 돼지 값은 2~3% 가량 차이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지난 연말 하락폭이 유난히 컸다. 특히 전반적으로 소비가 침체된 최근에는 이 같은 할인 행사가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설맞이 한돈 할인 행사가 다시 진행된 지난 1월은 3천400원대까지 회복됐던 한돈 시세가 이후 2천300원대까지 폭락하며 50%에 달하는 등락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한돈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장 안정성이 낮아지는 것도 우려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즉 잦은 할인 행사에 한돈은 할인 때 사는 것이란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또 할인된 가격으로 한돈의 시장 경쟁력을 한정지을 수 있는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지점이다. 단기간에 시장에 운김을 불어넣을 수는 있지만 후유증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와 함께 가격이 아닌 다른 장점을 부각한 한돈 마케팅에 대해 고민에 집중해야 할 때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