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방역은 제2의 국방이 맞다!
[양돈현장] 방역은 제2의 국방이 맞다!
  • by 신현덕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신현덕 원장 / 신베트동물병원

전 세계인이 떨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하여 확산일로에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이라는 괴물이 무섭기 때문이다. 아직도 뇌리에 생생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도 다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주에 의한 감염증이었다. 02년 11월에서 03년 7월까지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중국 광동성에서 시작되어 중국, 홍콩, 캐나다,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에서 775명의 사망자를 냈다. 세계적으로 8천273명의 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
메르스는 12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해 중동지역 및 여러 국가에 발생, 15년 3월까지 3년간 394명의 메르스 사망자가 나왔고 감염자수는 1천59명이었다. 그러다 끝나는가 싶었는데 15년 5월에 대한민국을 습격한 메르스 바이러스는 2개월 동안 186명을 감염시켰고 37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서 공포에 떨게 했다.
사스 종료에서 메르스 유행까지는 약 9년이 걸렸다면 메르스 종료에서 우한 폐렴 발생까지는 그 절반도 안 되는 4년여 만에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 습격 사건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많은 사회경제적 사고와 피해를 줄지 걱정이다.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대형 폭발사고를 일으켜 지구촌 식량산업을 흔들어놓더니 이번엔 사람에게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유발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돼지 ASF 발생 통계에서도 세계인들의 비웃음을 사더니 이번엔 인민을 상대로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후진국의 면모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뱀이나 박쥐같은 야생동물을 버젓이 시장에서 식용으로 유통시키는 과정에서 괴물바이러스가 출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와 생태계 붕괴가 인류에 대한 보복으로 이어졌다는 과학자들의 분석도 있다.
돼지건 사람이건 간에 방역의 원칙은 다름이 없다. 방역위생 개념을 이해해 내 농장 전염병 발생 피해를 막고 또 줄이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전염병이 발생하려면 첫째, 전염병에 잘 걸리는 돼지가 있어야 한다. 둘째, 병원체가 존재해야 한다. 셋째, 병원체가 감수성 돼지에 가는 길인 감염경로가 있어야 한다. 그중 한 가지만 없어도 발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른바 전염병 발생 3요소라는 것이다. 또한 돼지 전염병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국가적 연관, 둘째 중대 피해, 셋째 상재성, 넷째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국가적 연관 전염병은 1종 법정 전염병이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구제역, 돈열 등이 대표적으로 여기에 속한다. 반드시 종식시켜야 하는 대상이다. 이런 전염병이 있으면 국가간 돼지와 육제품의 수출입이 제한된다. 중대피해 전염병은 PRRS, 인플루엔자, PED, 흉막폐렴, 회장염, 돈적리처럼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유발한다. 상재성 전염병은 AR, 유행성폐렴, 대장균증처럼 만성적 피해와 항생제 사용을 늘린다. 인수공통전염병은 신종인플루엔자, 연쇄상구균 뇌막염, 부르셀라증이 대표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전염병 유행과 상재화를 막는 방역 조치 수단은 다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격리 ; 전염병 발생 3대요소인 감염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수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 시 마스크를 쓰고 위험한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않는 이유가 격리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농장 입지 선정 시 도축장, 타 농장, 도로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시키는 이유이다. 번식/자돈/비육농장을 격리하는 복수농장 생산방식, 그룹관리, 올인/올아웃도 격리 원칙을 지키는 방법인 것이다. 돈방 바닥을 슬랏으로 하는 것도 격리 원칙이 적용된 것이다.

둘째, 청결 ; 병원체가 숨어있는 똥, 오줌, 침, 콧물, 피 등에 오염된 도구나 시설을 깨끗이 하는 것이다. 병원체의 99%는 청결과정에서 제거시켜야 한다. 손을 잘 닦는 것이 이 원칙에 해당된다.

셋째, 소독 ; 청결히 한 후에 병원체를 살멸하는 것이다. 햇볕과 통풍은 가장 경제적인 소독 수단이다. 음습한 환경은 병원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다. 단순히 화학적 소독제에만 의존하지 말자. 손 소독제를 강조하는 이유가 된다.

넷째, 선제적 대응 ; 백신접종, 후보돈 순치, 전략적 투약, 전문수의사 예찰 등이 해당된다. 선제대응을 잘 하면 생산비는 줄고, 생산성은 향상될 수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아야 하고 구제역 백신 접종을 강화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통한 국제 경쟁력 확보만이 한돈산업의 지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방역이 돼지의 유전능력을 극대화하고 안전한 돈육 생산의 기본임을 명심하자. ‘방역은 제2의 국방이다’라는 구호가 절실히 이해되는 요즘이다. 돼지고기 많이 먹고 슬기롭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물리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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