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농축산부 업무평가 공감이 어려운 이유
[기자의 시각] 농축산부 업무평가 공감이 어려운 이유
  • by 임정은

최근 국무조정실은 43개 중앙행정기관에 대한 2019년도 정부업무평가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에 가장 높은 등급인 S 등급을 부여했다. 국무조정실은 농축산부에 대해 평가 전 부문에서 A등급을 받아 기관 종합 S등급으로 선정된 모범사례라며 치켜세웠다. 43개 기관 중 S등급은 농축산부가 유일했다.

농축산부가 이처럼 높은 평가를 받은 데는 지난해 9월 발생한 ASF를 잘 막아냈다는 것이 주요 이유로 지적됐다. 그런데 ASF 방역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는 이뿐만이 아니다. 얼마전 베를린에서 열린 ASF 고위급 국제회의에서 이재욱 차관이 한국의 ASF 방역에 대해 소개해 높은 관심과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 농축산부의 설명이다.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야생 멧돼지는 계속 늘고 있지만 다행히 농가에서의 추가적인 발생도 없고 ASF 바이러스의 남하도 막아낸 것은 물론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정부의 업무 평가 결과나 농축산부의 보도자료를 보면서 한편으로 찜찜함을 지울 수는 없다. 과연 양돈농가들이 평가했을 때도 농축산부가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신속하고 과감한 결단’으로 ASF의 확산은 막아냈을지 모르지만 정작 그 결단의 당사자였던 농가들에게는 성급하고 과도했던 희생으로 남았다면 얘기는 달라지지 않을까?
농축산부가 ASF 국제회의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던 지난달 20일 농가들은 거리로 나와 조속한 재입식과 휴업 보상 등을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이들에게 ASF 사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참사다. 농축산부에 대한 평가들이 공허한 자화자찬으로 남지 않으려면 이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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