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2020 양돈전망⑷] 저돈가 대비, 低비용보다 高생산성에 집중
[신년특집-2020 양돈전망⑷] 저돈가 대비, 低비용보다 高생산성에 집중
연말연시, ‘새로운 비수기’ 고착화 우려
급변하는 소비 시장, 한돈 차별화가 답
中 양돈업 ‘변수’가 한돈 ‘상수’ 아님 인식
2020~21년 성적 올려야 적자 고리 탈출
  • by 양돈타임스

■출하 0.9% 감소한 1,760만두=19년 9월 통계청 기준 사육두수는 1천171만3천두다. 여기에 ASF로 인한 살처분과 수매 때문에 44만7천두가 줄었다. 게다가 저돈가와 ASF로 인한 이동제한 때문에 후보돈 갱신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모돈 또한 105만두 수준으로 소폭 감소할 것이다. 이에 따라 총 사육두수는 19년 대비 평균 1.7% 감소한 1천116만~1천160만두가 예상된다. 도축두수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19년 1천775만9천두 대비 0.9% 감소한 1천760만1천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돈 전반의 사육성적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모돈 갱신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육성적이 더욱 하락할 수 있어 도축두수가 더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中 변수, 한돈 상승에 기여=지난 12월 급락한 돈가 때문에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급작스러운 이 현상에 여러 가지 해석이 다분하나 이는 18년 12월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난 현상이다. 19년에는 수입량은 오히려 줄었으며 다른 공급지표는 뚜렷한 차이가 없다. 돈육 소비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통계를 뽑아내기 어렵지만 김장철 종료와 방학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맞물린 연말연시 소비문화 변화로 돈육 소비가 감소하는, 새로운 한돈 비수기가 형성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연말연시 한돈 소비에 대한 다른 추진 동력이 없는 이상 이러한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이 현상은 새해 연초와 연말 돈가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희망적인 요인도 있다.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가 ASF로 50%수준으로 줄면서 중국이 세계 돼지고기를 흡수하게 될 것이다. 춘절(우리의 설) 이후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이 급증하고 국제 돈육 시세도 높아져 상대적으로 국내 수입량은 줄고 돈가 상승에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새해 돈가는 연초와 연말에 약세이고 성수기에 예년 수준을 회복해 연 평균 탕박 기준 4천200원/kg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월별 돈가 현황 및 2020 돈가 전망
월별 돈가 현황 및 2020 돈가 전망

■구이용 시장서도 한돈 위태=고기 소비방법이 다양화 되면서 소비 시장의 변화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게 됐다. 1인 가구가 늘고 회식문화가 줄면서 여럿이 함께해야 효율적인 구이문화는 점차 줄고 있다. 혼자서 간편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HMR 시장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삼겹살도 배달시켜 먹고 한끼분의 요리 재료도 즉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새로운 소비 형태에 한돈이 아닌 수입 돼지고기가 침투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장에서 직접 고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소비를 하고 소비를 하는 대상층은 수입육에 대해 덜 민감하다. 이런 것이 더 일반화 되면 구이육 시장에서도 수입 돈육의 영향력이 증가할 수 있다. 신선육으로 구워 먹는 시장에서는 아직까지도 한돈이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고급 수입육과 수입 쇠고기, 양고기 등이 그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서 한돈이 어떻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으면 한돈 시장은 점차 줄어들게 될 수밖에 없다. 또한 구이육 시장에서도 더 이상 신선함과 신토불이를 무기로 생존할 수 있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는 것처럼 진정한 의미의 한돈 차별화가 필요하다.

■美 구이용 고급육 수출 지속할 것=돼지고기 수입 절대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국 농무성이 지적했듯 중국과 한국의 주요 소비 부위가 달라 여전히 한국 수출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이용 고급육 시장 침투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수입량 감소가 지속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ASF는 더 이상 살처분에 의한 청정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현재 중국은 농장 단위 살처분이 아닌 발생 모돈과 양 옆의 모돈만 도태하는 방식으로 전파력이 약한 ASF의 특징을 이용해 최소한의 살처분만 시행하고 사육을 지속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대형 인테그레이션을 중심으로 빠르게 사육두수를 회복하고 있다. 중국 ASF로 인한 수입 돈육 감소를 기준으로 시장을 바라보다 만약 중국이 사육두수를 조기에 복구하면 그 파장은 어떻게 될까? 아마도 2019년보다 더 낮은 돈가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실로 두려워지는 순간이다.

■살처분 위주 ASF 대처 위험=ASF 발생으로 차단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고취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농가가 ASF를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의 차단방역을 위한 시설과 행동 지침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다만 분명한 위협이 상존하고 있으므로 산업의 모든 주체가 함께 노력해 간다면 분명히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반면 ASF는 상존하는 위협이 되었다. 멧돼지에서의 ASF 발생은 근절되지 않았으며 근절하기도 어렵고 야생동물의 이동이 활발해 지는 봄철에 다시 확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중국과 북한의 ASF도 쉽게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 또한 문제다.

이 때문에 ASF에 대한 차단방역도 중요하지만 ASF 발생 시 대처 방안도 중요하다. 이번 ASF의 정부 방침은 대규모 예방적 살처분이었다. 결과적으로 양돈 농가에서 추가 발생을 막아냈지만 여기에 경도되어 이러한 방향을 지속하거나 강화하는 법안과 정책이 이뤄진다면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게 될 수도 있다. ASF는 접촉에 의해서만 전파되는 확산력이 약한 질병이다. 이 특성에 맞는 방역 정책이 수립 되어야만 한다. 야생멧돼지 감염 발견을 빌미로 해당 행정구역의 돼지 살처분을 강제하는 정책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 예방과 발생 시 전파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정책을 구축해야 한다.

■올해 경영 개선은 필수 과제=19년 9월 한돈팜스에서 집계한 농장 경영 성적을 보면 연평균 손익단가가 4천122원/kg였다. 3천844원/kg에 불과한 지난해 돈가를 생각하면 상당수 농장이 적자를 보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수입량 감소로 인한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고 양돈을 지속하다가는 나중에 정말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양호한 돈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에 반드시 경영 개선을 이뤄야 하는 이유이다. 흔히 손익 분기 돈가를 낮추기 위한 방법으로 비용 절감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평균 MSY가 18두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돈 산업의 목표는 그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돈팜스의 월별 경영성적을 보아도 WSY가 높은 달에는 추정 손익단가가 낮고 WSY가 낮은 달에는 추정 손익단가가 높다. 고정비가 상당히 높은 부분을 차지하는 양돈 산업에서 성적이 올라가면 단위 고정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미 지난해 경험한 저돈가 시기에도 살아남기 위해 농장이 달성해야 할 성적은 어느 수준일까? 2020년 또는 2021년 사이에 그 성적에 도달하지 못하면 누적되는 적자의 고리에 빠지고 생존할 수 없는 구조가 될 가능성마저 있다. 이미 3천200원/kg 이하 수준에 도달해 있는 농장들도 있다. 이 농장들의 공통점은 PSY 30두, MSY 28두 수준의 높은 성적이지, 낮은 사료단가, 사료 프로그램 단축 등 비용 절감 기술이 아니다. 생산성 향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 2020년 한돈농가에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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