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선진, 양돈미래 '복지'에 방점 찍다
[기획 특집] 선진, 양돈미래 '복지'에 방점 찍다
축산복지 중 가장 어려운 게 양돈
생산 도축 가공 인증돼야 ‘복지’
대형 양돈장 가운데 첫 인증
양돈복지 18개 중 10개가 선진
체계적인 관리 안 되면 불가능
효율적 관리로 생산성 더 높아져
‘건강’ 가치 선도하는 정신 중요
  • by 양돈타임스
선진 제일종축 전경
선진 제일종축 전경

국내에서 처음 동물복지 인증이 도입된 시기는 2012년. 이후 2019년 9월말 기준으로 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한 전국 축산농장은 244개로 양돈장은 현재 18개에 불과하다. 이는 양돈의 경우 타 축종에 비해 동물복지 인증의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우선 인증 기준을 충족하기 위하여 돈사 리모델링 등의 대규모 시설 투자가 불가피한 것이 한 요인이고,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의 유통과정에서도 도축단계까지 동물복지 인증을 받아야 최종적으로 인증이 완료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적 어려움 속에서 축산식품전문기업 선진(총괄사장 이범권)의 양돈계열화/생산부문 선진한마을(대표이사 김영만)은 전국 18개 농장 중 50%가 넘는 10개(비육전문농장 9개) 농장에 동물복지 인증을 완료하였다. 2015년 11월 1만마리 이상의 사육규모를 지닌 대형 농장 중 첫 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한 선진 제일종축을 시작으로 2019년 10월 기준 9개 비육회원농가의 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하며 시장에 동물복지 돼지고기를 유통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동물복지에 관한 선진의 끊임없는 노력과 함께 건강한 가치의 의미에 동참한 회원농장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진한마을에서 동물복지 인증 지원을 담당하는 김선용 기획생산성팀 차장은 인터뷰를 통해 동물복지 인증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김 차장은 선진에 96년도에 입사하여 농장 관리 업무 및 경영관리 신용지원 등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특히 문서작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증 업무에서 뛰어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농장마다 각기 다른 관리 문서양식을 별도로 사용하는 기존 방식을 전환하고 기준서 양식을 통합하고 인증 절차에 따른 농장 운영을 컨설팅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농장 컨설팅 중인 김선용 차장
농장 컨설팅 중인 김선용 차장

그는 동물복지 기준에 부합하는 농장 관리를 시스템화하는 과정이 농장의 동물복지 인증 달성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 말한다. 농장장이나 관리자의 경험에 의해 운영되었던 기존 형식에서 모든 관리에 기준을 만들고 그에 따른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특히, 무분별한 약품 사용과 치료 및 돼지 상태에 관한 관리 기록에 따른 반발이 심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어떤 농장의 경우는 농장장이 두 번이나 교체되는 등의 문제도 발생한 적이 있다. 물론, 오랜 기간 경험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물복지라는 것의 실현과 체계적인 양돈장 관리를 위해서 명확히 기준을 삼고 지키는 것과 이러한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물복지라는 중요한 가치를 선도하는 농장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 강조한다.

관리적인 부분 외에도 동물복지 기준에 다양한 요소를 만족시키는 것에 대한 부담과 함께 농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이다. 동물복지 기준의 핵심 조건인 ‘돼지가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 제공’은 축사 규모를 넓히거나 사육두수를 감소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대부분 축사를 증축하는 경우보다 사육두수를 감소하며 조건을 충족하게 되는데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농장주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것이다. 사육비를 일부 상향하여 책정하지만, 두수 감소는 농장 이익에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기에 많은 농장에서는 결정을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동물복지를 진행하며 결과가 더 좋은 경우도 많다는 것이 김선용 차장의 설명이다. 사양관리의 체계가 완성되면 관리 효율이 증대되고 성적이 높아져 결과적으로는 농장에 이익을 주는 긍정적인 환경으로 개선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실증사례를 토대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근거로 제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 다양한 농장의 환경적인 요인을 잘 살펴보고 최고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맞춤형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동물복지 심사 인증 현장
동물복지 심사 인증 현장

다양한 농장의 동물복지 인증을 진행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농장주의 적극적인 아이디어가 긍정적인 결과로 연결되는 경우다. 돼지가 자연스러운 습성을 자유롭게 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동물복지 기준에서는 ‘꼬리 물기’ 등과 같은 카니발라이징 문제가 다수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돼지가 놀 수 있는 장난감 등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플라스틱 상자나, 밧줄 등의 끈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인데, 이 경우 관리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한 보조물에 대한 고민을 농장주 스스로의 아이디어로 해결한 사례가 있다. 쉽게 노후되지 않는 스테인리스 재질로 된 볼과 사슬을 배치하여 돼지가 놀이를 즐기는 것은 물론, 파손을 최소화하고, 사슬에서 나는 소리로 흥미를 유발한 것이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현장의 감각으로 해결한 좋은 사례였고 이 사례는 차후 인증을 준비하는 농장에서 좀 더 발전된 관리가 가능한 새 보조물을 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동물복지 실현에 관한 문제점을 실제 농장을 운영하는 시각으로 해결하고, 다른 농장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어 좋은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농장주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보조물
농장주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보조물

선진은 2016년 동물복지 브랜드육 ‘선진포크 바른농장’을 출시하며 현재까지도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종돈과 양돈생산에서부터 사료-식육까지 폭넓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던 것이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선진은 동물복지 인증 농장과 유통망 확대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가치로 키워낸 동물복지 돼지고기를 즐길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 지속 매진하고 있다. 김선용 차장은 농장마다 주어진 환경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매번 어렵지만, 인증을 획득하고 난 후 만족도를 생각하면 매우 의미가 큰 활동이라고 동물복지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김 차장에 따르면, 새로 도입되는 농장의 경우 설비와 시설 적용이 용이하나, 첫 입식과 동물복지화가 동시에 진행되어 농장 안정화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고, 몇몇 부족한 측면이 발생하여 재인증 절차를 진행할 경우엔 농장의 의지가 약해지기도 하는 등 아직 해결할 어려움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김 차장은 그럼에도 현재 윤리적인 소비 트렌드가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발생하는 지금이 바로 동물복지 확대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김선용 차장의 말처럼 선진한마을은 내년 상반기까지 양돈장 4곳의 동불복지 인증 완료를 목표로 현재도 농장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김선용 차장은 마지막으로 “동물복지라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해서 외면해도 될 만큼 간단한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윤리적인 생산과 그리고 소비는 생명을 다루는 양돈에서 진지한 자세로 고민하고 함께 확대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선진한마을 동물복지 인증 현황
선진한마을 동물복지 인증 현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