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폴란드 ASF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기자의 시각] 폴란드 ASF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 by 임정은

지난 10월 9일을 끝으로 두달여간 양돈농가에서의 ASF 발생 소식은 더 이상 들리지 않고 있다. 야생 멧돼지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지만 적어도 농장 돼지에 있어서는 잠복기도 이미 한참 지나면서 ASF 근절에 한 걸음 다가선 것 아니냐는 희망적인 목소리들도 나온다.

그런데 폴란드에서 최근 발생한 ASF 사례를 보면 마지막 종식 때까지 결코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는 게 방역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14년 첫 발생 이후 폴란드에서는 ASF가 5년째 발생하고 있다. ASF를 조기 근절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나마 그동안은 ASF가 수도인 바르샤바 인근을 비롯해 동쪽 리투아니라, 우크라이나 인접지로 발생지가 한정돼 있었다. 그런데 최근 기존 발생지를 크게 벗어난 서쪽 지역에서 발병 사례가 나왔다. 기존 발생지와는 그 거리가 200㎞를 훌쩍 뛰어넘는다는데 멧돼지가 하늘을 날아서 그곳에 간 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다른 지역으로도 ASF의 위험이 뻗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더구나 처음 이 지역에서 ASF 감염이 확인된 멧돼지는 차 사고로 폐사하면서 검사를 통해 우연찮게 발견됐다 한다. 사고도 아니었다면 얼마나 더 피해가 커졌을지 알 수 없다.

지난 5년간 지켜왔던 ASF 방어선이 어떻게 뚫린 것인지 아직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아무리 작은 실수나 소홀함도 방역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증명한 셈이다. 또 구체적인 원인이야 어찌됐든 이번 일은 방역에 있어서 부주의와 태만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ASF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야생 멧돼지에 대한 방역 체계도 갖춰가고 있는 지금의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도 바로 이 같은 태도일 것이다. 방역이야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되새겨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