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확실한 보상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기자의 시각] 확실한 보상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 by 임정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전국의 양돈농가들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돼지를 살처분한 농가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살처분에 대한 미흡한 정부의 보상은 농가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달 14일부터 강원도 남방 한계선 10㎞ 이내 지역의 양돈농가에 대해 수매 및 살처분 신청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열흘이 넘어가도록 아직 신청농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추가적인 살처분 조치의 필요성과 정당성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농가들이 나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이는 양돈농가들 입장에서 볼 때 이미 살처분 한 농가에 대해 정부가 합당한 보상도 향후 양돈업 재개에 대한 확실한 비전도 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자칫 농가들이 ASF 의심신고를 주저하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중국에서 ASF가 손 쓸 수 없이 빠르게 확산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초기에 정부가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았던 때문이다. 농가들은 발생 사실을 숨겼고 아무런 제한 없이 ASF 감염 돼지들이 출하, 이동한 것이다.

정부의 ASF 초기 대응에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런데 그나마 ASF 초기 대응에서 제대로 작동했던 것은 농가들의 빠른 의심신고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가들이 수긍할 만한 적절한 보상과 확실한 미래 비전 제시야말로 ASF의 추가 확산을 막는 가장 확실한 대책 중 하나라는 점을 정부는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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