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 철새들의 남하, 어떻게 봐야 하나
[김오환칼럼] 철새들의 남하, 어떻게 봐야 하나
ASF 전파 가능성 전면 배제 못해
농장 주변 조류 접근 철저 차단을
  • by 김오환

철새, 말 그대로 철에 따라 이동하는 새를 말한다. 조류업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새가 500여종에 이른데 그 중 100여종이 텃새이고 나머지는 400여종이 철새라는 것이다. 100여종도 텃새지만 거리가 짧을지라도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새는 철새라 해도 과언은 아닐 성싶다.

철새는 가창오리 떼처럼 무리지어 다니기도 하고, 몇 마리씩 짝을 지어 다닌다. 그들의 비행지역과 거리는 시베리아 등 한지부터 따뜻한 동남아까지 수천키로에 이르고 있다. 철새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은 먹이가 풍부한 갯벌이나 벼농사가 많은 곡창지대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철새들의 계절이 왔다. 이에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2일 ‘철새도래’ 경보를 발령했다. 철새 온 사실을 ‘경계(警戒)’하라 듯이 이제 철새는 더 이상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철새는 축산농가에게 있어 ‘질병 전파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그렇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철새를 양돈농가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아직 ASF의 발병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철새를 비롯한 새(鳥)도 하나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추정컨대 이번 ASF 원인도 북한에서 유입된 바이러스를 새들이 먹으면서 또는 새의 깃털에 묻어 또 다른 새에게 전파되면서 양돈장으로 오지 않았나 판단돼서다. ASF 발병 지역 13곳을 보면 강이나 바다와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서 그런 심증(心證)을 유발시키고 있다. 물론 필자의 오판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너무 염려한 노파심인지도 모른다.

사실 그 많은 바닷가 갈매기와 철새, 텃새에서 ASF 바이러스를 찾는다는 것은 해운대 모래밭에서 100원짜리 동전 찾기나 마찬가지다. 또한 그들의 분변에서 찾아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말 운좋게 검역관계자가 발견한다면 우리에게 행운이다. 문제는 그런 철새들이 시베리아 북쪽에서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내려온다는 점이다. 또한 철새들의 남하를 양돈농가들이 어떻게 보고 대처해야 하는 점이다.

답은 하나다. 텃새고 철새고 모든 조류를 농장에 접근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다 쥐나 고양이 삵괭이 등 야생동물도 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말 운(運)이 없으면 아무 까닭없이 ‘험한 꼴’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장 주변에 사료 허실을 최대한 없애고 농장 창문을 완벽하게 차단했으면 한다. 돈사 주위에 그물망과 펜스 설치도 권한다.

이제 ASF 바이러스가 남한으로 유입된 이상, 전 지역이 안전지대가 아니다. 어디서 언제 어떻게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방역만이 최선이다. 하루빨리 방역당국은 ASF 원인과 경로를 명확하게 규명, 양돈농가들의 불안을 잠재워야 할 것이다. <김오환 양돈타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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