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 ASF 국난으로 규정, 대처해야
[김오환칼럼] ASF 국난으로 규정, 대처해야
치사율 백%, 치료약 없어 ‘재앙’
확산 방지 위해 군경 동원 불가피
  • by 김오환

최근 한국 양돈업이 급박하고 급격하게 돌아가고 있다. 장마 후 거센 물살이 하천을 휘감고 내리치는 모습 같다. 숨 쉴 틈도 없이 몰아붙이고 있다. 정신없고 혼란스럽다. 어디서부터 수습해야할지 손도 못 댈 지경이다. 물론 이런 상황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2000년 3월 구제역 발병 이후 한국 양돈업은 편안 날 없이 살얼음판을 걸어왔다. 그 얼음판이 깨지지 않고 주저앉지 않도록 얼마나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신(神)의 질투일까. 마침내 그 얼음판의 일부가 금이 갔다. 자칫 잘못하면 상당 부분이 깨지기 일보직전이다. 모두가 긴장하고 발끝을 세우고 조심조심 걷고 있다. 죄를 지었으면 삼신할미께 빌어 용서를 구하겠지만 죄목도 모르니 답답하고 환장할 뿐이다. 그래도 무조건 빌 수밖에 없다. 신(神)의 배려와 지혜가 절실하니까.

서두가 길었다. ASF(아프리카 돼지열병)로 돌아오자. ASF 원인은 수의 관련 공직자 규모와 정부의 예산, 최첨단 장비를 보면 빠른 시일 내 정확하고 모두가 받아들이는 결과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목수의 잣대처럼 한치의 오차 없이 말이다.

앞으로 할 일은 양돈인들과 관련 업계의 일이다. 먼저 서로 상대방을 배려했으면 한다. 사료 운반, 돼지 이동, 컨설턴트, 출하와 분뇨 등 차량 이동할 때 세차나 소독을 꼭 실시했으면 한다. 2007년 남유럽 조지아공화국에서 ASF가 재발한 이후 10년 넘게 독일이나 덴마크, 프랑스에서 ASF가 발생치 않은 것은 농장의 철통같은 방역도 있겠지만 타 농장에 대한 배려가 더 크지 않았나 판단된다. 그렇게 배려하는 자세가 선진국의 척도가 아닌가 하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알다시피 ASF는 치사율이 100%고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 전례없는 사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난(國難)으로 규정하고 대처했으면 한다. 민간 중심의 방역은 한계가 있다. 군과 경찰까지 동원, 확산을 막았으면 한다. 양돈업 피해도 문제지만 양돈과 관련된 산업의 타격도 만만치 않아서다. 돼지고기 수급 불안으로 인한 민심 동요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춥기전 또는 강물이 얼기 전인 10월에도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비상한 각오와 책임감 있는 자세를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에서 좋은 전쟁 없듯이 좋은 질병 없다. 또한 나쁜 평화 없듯이 나쁜 방역 없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민관 모두 방역에 매진했으면 한다. 이번 ASF 결국은 양돈인들이 소화해내고 해결하고 결국 풀어야 할 문제다. 방역하자, 좀 더 방역하자, 끝까지 열심히 방역하자. 이럴 때 어렵게 일으킨 양돈을 대대손손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양돈인들은 가지 않은 길을 처음 걷고 있다. 누군가가 등불 역할을 해줘야 한다. 바로 그것은 앞서 밝혔듯이 정확한 ASF 원인 규명이다. 그래야 농가들이 그 패배에서 극복, 길을 걷을 수 있을 것이다. <김오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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