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양돈불황은 FTA로부터 시작됐다
[기자의 시각] 양돈불황은 FTA로부터 시작됐다
  • by 임정은

올해 한돈시장은 지난 5년간의 호황이 끝나고 돼지 값이 약세로 전환된 해로 남게 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1인 가구의 증가와 52시간제, 최저임금 등 사회적 변화에서 주로 그 원인을 찾았다. 양돈을 둘러싼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지금의 한돈 약세를 만든 중요한 원인임에 분명하다. 여기다 한돈산업이 여전히 수입 돼지고기에 비해 경쟁력이 낮고 이로 인해 지금의 불황이 초래된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전에 FTA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수입육이 보다 싼 값에 더 많이 들어올 수 있었던 FTA 체제가 아니었다면 최근의 사회경제적 변화들만으로 올해와 같은 약세가 형성됐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7월말 현재 올해 수입된 돼지고기 가운데 FTA 미체결국가에서 들어온 돈육 비중은 2%가 겨우 넘는 수준이다. 즉 거의 모든 수입 돈육이 FTA 수혜를 입었다는 얘기다.

결국 지금 양돈 불황의 결정적인 원인은 정부에 의해 추진된 FTA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됐던 돼지 값 강세는 양돈업계조차도 FTA가 가져온 폐해에 둔감해지도록 만들었는지 모른다. FTA는 고돈가 시기에도 계속 국내 돼지고기 시장의 장벽을 낮추면서 현재 불황의 토대를 만들었다.

지금과 같은 흐름대로라면 내년 결정될 FTA 피해보전직불금 대상에 돼지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마땅히 FTA로 인해 초래된 피해인만큼 양돈농가에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실효성 있는 양돈산업 경쟁력 지원대책도 제대로 이뤄져야 하며 양돈업계도 FTA에 대응한 경쟁력 향상 노력과 함께 이에 대해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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