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탐방] “농장 성적비결?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카이”
[농장탐방] “농장 성적비결?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카이”
어릴 때부터 농장 일 도우면서 친숙
대학도 축산 전공 자연스럽게 참여
선진사료 전산시스템 도입 후 성적 개선
모돈 관리 철저 유지하고 올인 올아웃
육성률 97%, 1등급 이상 출현률 85%
MSY 16두서 5년만에 29.9두 ‘괄목성장’
‘마늘 발효사료’ 급여로 냄새도 없어
3대째 이어온 고기 맛도 최고 ‘금상첨화’

경남 남해 ‘영지축산’·사천 ‘돈해진미’
  • by 김현구

“아들은 돼지를 키우고, 아버지는 아들이 키운 돼지고기를 직접 판다?” 기자는 최근 독특한 이력의 양돈장이 있다는 소개를 받았다. 현재 양돈업계에 부자(父子) 양돈인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농장에서 1세는 분뇨 처리 및 경영, 그리고 2세들은 사양 관리에 집중하는 등 업무를 효율적으로 분장하며 양돈장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농장은 아버지가 경영 및 사양 관리를 아들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아버지는 아들이 생산한 돼지고기를 식당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다는 부자 양돈 스토리를 접했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귀가 쫑긋했다.

소개를 받고 지난주 경남 사천에 아버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달려갔다. 식당으로 들어가자마자 고기 맛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메뉴판엔 ‘삼겹살’ ‘목살’이 아닌 ‘돈해진미’라는 낯선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옆 테이블 손님이 “돈해진미 2인분 주세요.”라고 외치자 따라서 “돈해진미 주세요”라고 주문했다. 이렇게 나온 고기는 다름 아닌 삼겹, 목살, 앞다리 등 모듬으로 구성된 세트메뉴다. 이제야 이해가 됐다. ‘돈해진미’는 가게 상호이자 삼겹, 목살, 앞다리 등 모듬으로 구성된 세트메뉴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놀랍게도 1인분을 9천원 파격적인 가격에 팔고 있었다.

고기 맛이 남달랐다. 고소한 맛도 나고, 무엇을 첨가했는지는 모르지만 신선하면서도 풍미가 좋았다. 특히 다양한 고기를 먹은 후 식사로 냉면과 함께 나오는 돼지 뒷다리 불고기가 인상 깊었다. 고기와 식사를 배부르게 먹고 나서야 ‘돈해진미(豚海珍味)’의 최희주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최 대표는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며, ‘돈해진미’의 스토리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돈해진미’는 1960년을 시작으로 3대를 이어온 농장에서 특허 출원한 마늘 발효사료로 냄새 없는 농장에서 키운 돼지고기라고 강조했다. ‘돈해진미’라는 브랜드는 올해 2월 특허청 상표 출원, 지난 5월부터 식당을 운영해 오고 있다는 것. 최 대표의 말을 듣고 나서야 돈해진미의 맛의 비결이 마늘 발효사료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최 대표는 “돈해진미가 생산되는 농장은 남해에 위치,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바탕으로 청정 지역에서 생산된다”며 “사양관리 또한 우수해 PSY가 30두에 이르는 등 전국 최고 성적을 자부하는 농장에서 생산되는 고기로 브랜드화 시키기 위해 남해 마늘연구소와 마늘 발효사료를 공동 개발, 사료에 첨가해 브랜드를 출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기자는 PSY 30두를 기록하고 있다는 최 대표의 말에 깜짝 놀랐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최고의 생산 성적 농장에서 생산되는 고기를 직접 먹었다는 자부심과 아울러 맛도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 돼지를 아들이 키우고 있다는 것. 순간 아들과 아버지의 역할 분담을 통해 새로운 부자 양돈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아 호기심이 커졌다.

호기심 해결을 위해 기자는 최고의 성적과 최상의 맛을 자랑하는 양돈장으로 선진사료 관계자와 함께 서둘러 이동했다. 사천에서 차로 1시간 걸려 도착한 곳은 남해군의 ‘영지축산’. 농장 앞 사무실에서 최경재 대표가 반갑게 맞이해줬다. 최 대표는 ‘돈해진미’ 최희주 회장의 아들로써 2013년부터 농장 운영에 참여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농장을 빈번하게 출입하면서 자연스럽게 돼지들과 함께 성장한 영향으로 대학교도 축산전공을 마쳤다. 아버지의 요청으로 2013년 농장 운영에 참여하면서 허드렛일부터 시작, 이후 전산 시스템을 농가에 도입하고 경영 전반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경영 참여로 사육에는 한 발 물러나 발효사료 개발을 통해 고기 맛을 연구하고 있을 때 아들은 전산 시스템 도입을 통해 농가의 생산 성적을 급격히 높였다. 2013년 MSY가 16두로 추정되던 생산 성적이 2015년에는 18두, 2016년에는 21두, 2017년에는 24두, 2018년에는 27두 등 연평균 3두 가량 급격히 상승한 것.

이 같은 비결에 대해 최 대표는 “성적 상승 비결은 전산 관리 시스템 도입이 가장 크게 작용했으며, 전산을 통해 내 농장 데이터를 만들고 분석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종합일보, 주차별 관리를 실시했으며, 구간별 문제점은 수의사 컨설팅을 통해 개선해나갔다고 말했다. 특히 모돈 도태 관리를 철저하게 진행, 2015년 농장 내 모돈을 전면 교체하고 지금까지 평균 산차를 4.5산차로 구성하고 있다. 또한 돈사 환경을 철저하기 위해 슬러리 피트 관리 및 배치 시스템 도입을 통한 올인 올-아웃을 실시한 이후 눈에 띄게 돼지 성장이 빨라졌다.

농장 성적을 믿을 수 없어 성적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최 대표는 잠깐 기다려달라며 5분 만에 2015년 이후부터의 농장 성적 출력 자료를 공개했다. 성적을 본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PSY는 2015년 19.9두에서 2019년 5월 현재 30.2두로 5년 만에 10두 이상 상승한 것이다. MSY도 18.3두에서 29.3두로 10두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성적을 가능케 한 것은 96.5%의 육성률. 폐사율 5% 미만으로 유지가 놀라운 성적의 비결이었던 것이다.

사진 오른쪽 최경재 영지축산 대표, 왼쪽 선진 영남BU 조용희 지역부장.
사진 오른쪽 최경재 영지축산 대표, 왼쪽 선진 영남BU 조용희 지역부장.

최 대표는 “농장 생산성은 전산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농장 환경 개선과 아울러 고품질의 사료로 한 몫 하고 있다”며 “그동안 많은 사료를 써 봤지만 선진사료는 최상위급 사료로 돼지들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전산 성적을 도입한 이후 선진의 ‘피그-온’이라는 전산 시스템이 농장 경영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성적과 아울러 육질 등급도 높았다. 최 대표에 따르면 “농장 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출하일령을 급격하게 줄일 수 있었다”며 “출하 체중 선별기를 통해 출하 체중을 관리한 덕에 1등급 이상 출현률이 85% 이상을 기록, 특히 마늘 발효사료 첨가로 고소한 맛까지 더해지면서 아버지가 직접 우리 농장 고기를 판매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희주 돈해진미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해서 식당을 차린 것이 아니다. 맛있는 고기를 내 손으로 직접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돈해진미를 통해 삼겹살에 편중된 구이 문화를 변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질 좋은 고기를 지속 공급해 한돈산업 발전에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경재 영지축산 대표는 “생산성 제고는 거창하게 관리하는 게 아닌 다름 아닌 기본 관리 철저에서 시작된다”며 “앞으로의 목표는 PSY 32두 이상의 선진국 수준을 기록하는 것으로 생산성에서 만큼은 대한민국 1위의 성적을 기록하고 싶다”고 역설했다. 마늘을 품은 프리미엄 돼지고기인 ‘돈해진미’가 경남 사천을 넘어 전국 브랜드로 발돋움을 목표로 아들과 아버지는 오늘도 각각의 역할에 충실히 하며 한돈산업의 부자 양돈 성공 스토리를 본격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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