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 한돈 슬럼프, 中 홍콩 수출로 돌파하자
[김오환칼럼] 한돈 슬럼프, 中 홍콩 수출로 돌파하자
열처리가공품 등 수출 길 있어
정부 협상 적극 나서 물꼬 트길
  • by 김오환

살면서 느끼는 것이 사람이나 산업, 어떤 것이든 슬럼프에 빠지지 않은 것이 없다는 점이다. 슬럼프는 한번이 아니라 수차례 찾아온다. 세상에 공짜 없듯이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면 많은 노력과 의지가 뒤따라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그렇게 슬럼프를 하나씩 극복하고 내공을 쌓으면서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것이 삶이 아닌가 한다.

요즘 한돈업 상황을 보면 슬럼프에 빠진 것 같다. 그것도 아주 깊게 말이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잘못하면 몇 년간 고생할 것 같은 느낌이다. 하루 속히 돌파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가장 큰 문제인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그것(소비실종)은 재고 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1월말 기준 한돈 재고량은 7만톤으로 전년비 70% 가량 늘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돈 소비 분위기를 감안하면 4~5월 재고량도 늘었으면 늘었지, 그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농가나 기업이나 물량이 넘칠 때 ‘떨이 장사’는 손해가 아니라 전략이다. 설령 ‘낭비’한다 하더라도 그건 죄가 아니라 미덕이다. ‘떨이’나 ‘낭비’하지 못하고 창고에 보관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되레 보관비용만 늘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돈 재고도 그렇다. 향후에 출하되는 돼지로 농가와 기업, 나아가 한돈업에 부담만 가중시킨다. 많은 재고량은 백해무익이다. 이런 상태에서의 한돈업 재기 탈출구는 수출밖에 없다.

한국 양돈업은 어렵고 깐깐한 일본 돈육 시장 여건을 뚫고 일본에 수출한 경험이 있다. 많은 사람이 냉소했고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것을 농가들의 의지와 열정, 노력으로 돼지 열병 박멸에 성공, 일본에 돈육을 수출한 영웅(英雄)들이 지금 양돈 현장에 버티고 서 있다. 일본에 했는데 중국 홍콩이라고 못할 게 없다.

물론 한국은 구제역 발생국으로 한돈을 수출할 수 없다. 하지만 돈육 가공육과 열처리 가공품은 수출할 수 있다. 부경양돈조합은 차별화와 현지인의 입맛을 공략하면서 홍콩에 훈제 족발, 즉석불고기, 소시지 등을 수출해 지난해 100만불을 돌파했다.

지금 중국은 ASF로 돼지두수가 급감하고 있다. 홍콩도 마찬가지다. 이들 나라의 돼지고기 소비는 세계 상위권이다. 머지않아 ASF로 돈육 공급은 원활치 않을 것이다.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다. 이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이 시장을 선점했으면 한다. 최근 한국에 대한 정서도 나쁘지 않다. 방탄소년단 등 K-팝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괜찮다. 또한 ‘사드’로 묶인 한한령(韓限領:한국과의 방문, 거래 금지하는 것)도 완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양돈조합과 민간업체가 연대해 ‘한돈, 중국 수출단’을 발족했으면 한다. 농축산부는 해당 정부와의 무역 협상에 적극 나서 이를 뒷받침하길 주문한다. 한돈 중국 홍콩 수출은 슬럼프에 빠진 한돈 부활의 최고의 호기(好機)다. 농가, 조합, 업계, 정부 관계자의 건투를 빈다. <김오환 양돈타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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