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 바보야, 문제는 한돈 값이야
[김오환칼럼] 바보야, 문제는 한돈 값이야
저가 한돈, 농가 퇴출로 이어져
‘저소비’ 수렁서 조기 탈출 시급
  • by 김오환

우리 속담에 ‘광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다. 먹고 살만큼 넉넉해야 남의 처지를 생각한다는 말이다. 이 속담을 빗대 만들었다. ‘선거에서의 정당 지지표는 호주머니에서 나온다.’ 두 개의 공통점은 ‘경제’다. 사는 것과 활동하는 것이 안정돼야, 이웃의 삶을 살펴보고 현재 통치하고 있는 집단에 대한 성원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그 만큼 먹고 사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도 무난 무탈하게. 하지만 쉽지 않다. 변수도 많고 만사가 복잡하고 다양, 다단하게 얽혀있어서다. 하나만 해결돼서 풀어지지 않고 서로의 양보와 이해의 노력으로 매듭이 느슨하거나 풀어질 때 세상은 원만하게 돌아간다. 그럼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에는 처음으로 돌아가 원인을 정확하고 명확하게 진단,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 하루 빨리 수렁에서 벗어나는 게 상책이다.

최근 한돈 값이 그렇다. 알다시피 중국의 ASF로 해외 돼지 값이 오르고 있고, 이에 돈육 수입량도 줄고 있고(4월말 전년대비 7.6% 감소), 5~6월 나들이 분위기로 한돈 수요도 발생해 항상 가격이 오를 시기다. 또한 작년 7~8월 무더위에 따른 수태율 저조와 겨울 PED로 출하까지 부족, 한돈이 천정부지(天井不知)는 아니더라도 ‘천정(天頂)’을 찍어야 했다. 그러기는커녕 5월 상순 현재 한돈은 작년 5월 평균가(4천635원 탕박 kg당)보다 11~12% 떨어졌다.

물론 소비 저조가 가장 큰 이유다. 그 까닭으로는 본란에서 수차 제기한 것처럼 여러 요인이 있다. 난마처럼 얽힌 요인을 쾌도(快刀)할 수 없다. 이에 필자와 양돈타임스는 나름대로 한돈 소비 증대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럼에도 농가와 단체의 반응은 시큰둥하(했)다. 농가들 입장에서 볼 때 양돈이 농사(農事)가 아니라 농업(農業)이라 인식해서 그런지 하는 생각도 든다. 바꿔 말하면 (기)업이기 때문에 이 정도 불황은 버틸 수 있다는 이야긴지 궁금하다. 한돈 홍보를 총괄하고 있는 자조금관리위원회도 마찬가지다. 다급함을 느낄 수 없다.

지금 한돈업 상황은 가랑비에 옷 젖고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축축이 젖었다. 감기 걸린 농가도 적지 않고 독감 든 농가도 있다. 상황이 녹록치 않다. 중국의 ASF에 따른 반동(反動)가지고 한돈 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 그것은 또 오래갈 수 없다. 만에 하나 중국이 ASF를 무난히 넘긴다면 한돈의 여건은 최악이다. 자체의 소비 경쟁력을 키우는 것 이외의 대책은 없다.

소비 저조로 인한 저가의 한돈은 농가의 수익 감소로 귀결된다. 그것은 생산과 관련된 낮은 투자가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이것은 양돈 경쟁력으로 나타난다. 뒤떨어진 경쟁력은 시장 점유에서 밀려나고 그것은 두수 감소, 농가 퇴출로 결말을 끝난다. 이런 맥락에서 한돈 값 안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말을 외쳐본다 “바보야, 문제는 한돈 가격이야” <김오환 양돈타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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