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 불패’ 신화 올해도 이어진다
‘양돈 불패’ 신화 올해도 이어진다
대다수, 금년 양돈 적자 불가피 예상
中 ASF로 미 유럽 돈가 오름세 형성
한돈 향후 출하 많지 않아 강세 뒷받침
‘자돈 살려 1마리라도 더 출하’에 경영 집중
  • by 임정은
사진 : 다비육종 제공
사진 : 다비육종 제공

올해도 ‘양돈 불패’ 신화가 이어질까? 지난해 4분기 이후 돼지 값 약세로 지난 13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가 예상됐던 올해 양돈업이 최근 기적처럼 기사회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올해 양돈산업에 대한 전망은 어두웠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연평균 돼지 값을 3천800~4천100원으로 전망하고 이 경우 생산비 수준(3천698원)을 고려할 때 일부 농가의 경우 적자 경영이 불가피하다고 경고, 상당수가 동감했다. 그런데 전망이 맞아 들어가는 듯 보이던 양돈시장은 최근 급반전을 맞았다. 지난 6개월여 3천원대에 머물던 돼지 값은 최근 급상승, 4천600원대까지 올랐다. 그리고 최근 국내외 상황을 볼 때 한돈 강세 기조는 더 강화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6천원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상황이 심상치 않아서다. ASF로 돼지고기 생산이 줄면서 중국 돼지 값이 급등, 이달 초(1~4일) 돈육 도매 시세가 ㎏당 20.38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46.4% 올랐다. 특히 중국이 생산량 감소로 돈육 수입을 늘리면서 세계 돼지 값이 덩달아 뛰고 있다. 미국, EU(유럽연합) 등 수출국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 등 수입국의 돼지 값도 그동안의 약세를 깨고 급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것이 최근 한돈 강세가 국내 요인 외에 세계 돈가 상승세의 영향을 받고 있을 것으로 짐작하는 이유다. 또한 최근 ASF가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로 퍼지는 양상인데다 EU 내 주요 수출국인 독일, 프랑스 등도 벨기에로부터 ASF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어 돼지고기 공급 부족이 세계적인 현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돼지고기 공급 부족 상황이 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ASF가 통제되고 있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공식 통계보다 실제 발생은 더 많다는 지적이다. 최근까지도 신장, 티베트 등으로 확산되면서 이 같은 짐작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살처분 등에 대한 정부 보조가 부족해 농가에서는 ASF로 인한 살처분 이후 재입식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자금력이 부족한 소규모 농가들 비중이 높다는 게 이 같은 상황을 더 부추기는 요인이다. 실제 지난 2월 기준 중국 공식 발표를 통해 중국내 돼지 사육두수가 전년 대비 16%, 모돈은 19% 줄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4억3천만마리 규모인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가 1억마리 가량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7억5천여마리 수준인 전 세계 돼지 사육두수를 감안할 때 그 충격은 전 세계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JP 모건에서도 최근 중국 상황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적으로는 돼지 출하도 예상과 달리 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향후 한돈 시장에 중요한 변수다. 2~3월 돼지 출하물량이 전년 동월보다 각각 5%, 2% 감소한 가운데 현장 전문가들은 적어도 2분기까지는 출하물량 감소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 겨울 PED가 일부 지역은 거의 휩쓸다시피 할 만큼 그 피해가 컸다”며 “폐사도 폐사지만 살아남은 돼지들도 그 후유증이 적지 않다”며 올해 출하두수가 당초 예상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종합하면 올해 양돈시장에는 하락보다는 상승을 뒷받침하는 변수들이 더 강해 올해도 돈버는 양돈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최근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이후 두당 8~9만원의 적자를 본만큼 이를 만회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양돈 경영을 이어가려면 폐사를 줄여 한 마리라도 더 출하하기 위한 농가들의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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