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 백신 10~11번 접종 많지 않나요?
[김오환칼럼] 백신 10~11번 접종 많지 않나요?
저체중 자돈 건강 되레 우려돼
농장 방역 여건 고려 조정 검토
  • by 김오환

필자는 1년에 한번 독감 백신을 접종한다.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독감이 걸리지는 않지만 걸리더라도 ‘약하게’ 지나가게 위해서다. 백신 맞은 다음 의료진은 주의사항을 당부한다. “술 드시지 마시고 일찍 주무세요. 목욕하지 마시고 열이 조금 나더라도 괜찮을 거예요” 몸에 없는 항체를 강제로 몸에 집어놨으니 몸이 뻐쩍 지근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백신을 돼지는 출하 때 까지 몇 번을 맞을까. ‘보통’ 10~11번 맞는단다. 마이코플라즈마(1주, 4주) PED(모돈 분만전, 2~4주) PRRS(3주) 회장염(40일령) 콜레라(40~60일령) 돈 단독(40~60일령) 구제역 (60일, 90일) 흉막 폐렴(60일령) 하절기에는 일본 뇌염 등 틈만 나면 돼지는 백신을 맞고 산다. 이런 돼지, 잠 푹 잘까요? 사료를 맛있게 먹고 있을까요? 사료에 담긴 영양성분 제대로 소화할까요? 물 잘 마실까요? 잘 뛰놀까요? 배설 잘 할까요? 매사(?) 의욕이 날까요?~ 등 많은 의문이 생긴다.

특히 다산성 모돈 보급으로 자돈 생시 체중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잦은 백신 접종은 되레 염려된다. 어쩌면 이런 다수의 백신 접종 횟수가, 이유 후 육성률을 떨어뜨리는지도 모른다. 위에서 열거한 백신이 꼭 필요한 접종이다 하더라도 신중하게 검토했으면 한다. 특히 구제역 백신의 경우 이상육 발생과 농장의 방역실태를 고려, 횟수를 조정했으면 한다.

일반적으로 백신이 중요한 이유는 ‘집단면역’ 때문이다. 백신이 한 마리의 돼지에게 면역을 주지만 농장 돼지 모두가 맞으면 농장 차원에서 면역이 생겨, 질병이 퍼지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농장에서는 질병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PED의 경우는 청정화가 어렵다 한다. 질병별로 항체 형성률이 다르다고 하지만, 농장별로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대책을 세웠으면 한다. 쇼트트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빙상경기장 커브 도는 것이듯이 양돈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현안이 질병 근절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와 농장 질병 발생 현황을 조사하고 그 원인을 정확하고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외양간을 고칠 수 있다. 강건한 모돈 집단의 육성과 양질의 정액 투입은 기본이다. 또한 임신 전후 및 출산 전후의 철저한 사양관리와 고품질 사료급여 등 모돈에게 최대한 정성을 쏟았으면 한다. 저체중 자돈의 사양관리에도 만전을 기했으면 한다.

결국 건강한 돼지의 보유가 농장의 경쟁력이며 그것이 생산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와 같이 수익이 저조한 상황에서는 한 마리라도 더 출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황하가 만번을 굽어 흐르면서 결국 동쪽 바다로(萬折必東:만절필동)가듯이 양돈업의 최종 목표는 수익이어서다. 농가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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