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환칼럼] 학 다리 길다고 자를 수 없다
[김오환칼럼] 학 다리 길다고 자를 수 없다
모돈 줄이다 되레 ‘호랑이’ 만날 수
조합장 당선자, 시장 가 한돈 홍보를
  • by 양돈타임스

산업의 호황과 불황을 보려면 시대적 상황(정치경제문화)이 어떠했는지 읽어야 한다. 그러면 십중팔구 분석, 가늠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현재의 한돈업을 살펴보자. 필자가 수차 강조했듯이 3~4개월간 한돈 값 하락은 출하 증가도 한몫했지만 내면적인 시대적 상황을 보면 주52시간, 미투, 김영란법, 최저임금 등 4가지가 주인(主因)이라 주장한다. 여기다 저가의 수입 돈육의 공세가 맞물리면서 한돈이 ‘꼼짝’못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의 탈출 방안은 ‘한돈 소비’밖에 없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차의 소비홍보 강화를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한돈 가격 회복 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적정 모돈 두수 유지(모돈 감축)를 통해 출하 감소를 유도, 한돈 가격을 올리자는 것이다. 과거에 많이 사용했던 방법으로 3가지 시나리오를 추론할 수 있다. 첫째, 예상대로 한돈 가격도 오르고 소비도 뒷받침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둘째, 출하 감소에도 한돈 가격 오름세가 지지부진하고 현재의 자급률(67%)은커녕 돈육 소비시장을 확장하지 못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또는 한돈이 오르더라도 소비가 저조한 상황이다. 이는 한우처럼 국산과 수입산 시장이 이원화되는 양상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 한돈시장이 수입육에 서서히 잠식돼간다. 셋째는 최악의 상황이다. 모돈 두수 조정에도 가격이 안 오르고 시장도 수입육에 밀리는 경우다. 이건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는 격이다.

다시, 적정 모돈 두수 유지로 돌아오자. 작년 12월 기준 모돈 두수는 106만3천두로 일년전보다 5천두가 많을 뿐(?)이다. 다산성 모돈으로 산자수가 많다. 과거보다 이유 전 폐사가 많더라도 출하두수는 늘었다. 최근 한돈 가격과 소비를 고려하면 ‘두수를 조정하고픈’ 욕망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것은 몇 업체가 생산하는 공산품은 가능할지 모르나 4천명이 넘은 양돈농가가 각자 몇 마리씩 줄이자는 것은-학 다리가 길다고 자를 수 없듯이-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은 한돈 시세는 낮고 소비도 안 되는, 이중고(二重苦) 상태의 양돈장에서 할 일은 농장마다 생산성 제고를 통해 생산비를 절감,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다. 여기다 철저한 사양관리로 높은 품질의 등급을 받아 손실 폭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백신 등 약값과 소소한 비용을 줄이면서 후일을 기약하는 것이다.

조합 협회 자조금관리위 등 단체는 어떻게 하면 한돈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횡적 종적으로 지속적으로 연구 분석,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게 단체의 역할이고 책무다. 이번에 당선된 양돈 조합장들의 첫 방문지는 시장으로 가서 한돈을 홍보했으면 한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양돈인 모두에게 건투를 빈다. <김오환 양돈타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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